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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급증에 ‘빈곤 늪’ 빠진 농가
농경연, 18~22년 농가부채 3564만원…최근 5년 새 34.4% 증가
작황부진·영농여건 악화 등 영향…영농특성 반영 정책 개선 시급
2024년 02월 25일(일) 19:15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국내 농가들의 부채 규모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상악화로 인한 작황부진 및 최근 영농 여건 악화로 인해 향후 농업 부문에 대한 투자 의향이 축소됐고, 영농 자금 조달 시 대출 조건과 고금리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농가들의 안정적인 농업소득 증대와 자금 접근성 개선 등 영농 활동 특성을 반영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가 발표한 ‘농가 부채와 금융 조달 현황, 진단과 과제’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농가들의 부채 평균 규모는 3564만원으로, 이전 조사(2013년~2017년) 통계인 2711만원 대비 853만원 증가했다.

이는 5년마다 국내 농가들의 소득 및 부채 등을 조사하는 ‘농가경제조사’를 분석한 결과로, 농가들의 부채 규모는 지난 2003년부터 2017년까지 오랜 기간 2651만원~2777만원을 유지해왔지만, 최근 5년새 증가폭이 크게 늘어 증가율이 많게는 34.4%까지 불어났다.

특히 전업농보다 1종 겸업농, 축산 및 화훼 농가, 경영주가 젊은 농가 등의 부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의 ‘농가 특성별 부채 규모 추이’를 보면 전업농의 경우 지난 2018년 부채규모가 평균 2573만원에서 지난 2022년 2735만원으로 6.3% 증가했다.

반면, 1종 겸업농의 부채규모 상승률은 전업농 대비 4배 이상이었다. 1종 겸업농의 경우 지난 2018년 3973만원에서 2022년 4991만원으로 25.6% 폭등했다.

이 같은 농가 부채규모 증가세 등에 대해 KREI가 지난 1월25일부터 이달 5일까지 915명의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전반적인 영농 여건 악화로 인해 국내 농업 종사자들의 자체 자본 조달 능력이 악화됐고,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경영비(생산비)는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설문조사 응답자 중 60% 이상이 지난해 전년 대비 농업 수익은 감소했고, 생산비는 증가했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농업 매출액이 전년 대비 ‘줄었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62.7%였고, 생산비가 ‘늘었다’고 답한 비율은 66.8%였다. 반면, 매출액 및 생산비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한 농업인은 각각 25.7%와 16.9%에 그쳤다.

이어진 복수 응답 조사에서는 경영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기상 여건 등으로 수확량이 적었다’가 9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농기계, 자재비 등의 가격이 올랐다’(70.4%), ‘임차료나 인건비가 올랐다’(66.1%), ‘병충해 및 자연재해 때문에 비용이 추가로 들었다’(57.9%) 등의 순으로 많았다. 또 경영비가 증가한 원인으로는 ‘농약·비료·종자 등 투입재 가격이 올랐다’(91.0%), ‘농기계, 자재비 등의 가격이 올랐다’(70.4%), ‘임차료나 인건비가 올랐다’(66.1%) 순으로 많았다.

KREI는 이같은 영농 여건의 악화 및 경제적 제약이 소극적인 투자로 이어진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 3년간 농업 부문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6.6%는 ‘3000만원 미만’, 19.8%는 ‘투자를 하지 않았다’를 선택했지만, ‘5000만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답한 비율은 19.3%에 그쳤다.

KREI 관계자는 “농가소득으로 농가 부채를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농가들의 부채가 계속 늘어나게 될 시 종국에는 ‘재무적 파산 상태’에 이르러 장기적인 농업 생산성 향상과 혁신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며 “농업 소득을 안정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는 제도 개선과 함께 농업인들의 금융 접근성 개선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