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 운영에 마운드 붕괴 … KIA, 이유있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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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 운영에 마운드 붕괴 … KIA, 이유있는 추락
시즌초 외인 투수 부진·에이스 제구 난조, 투수들에 부담 작용
무리한 이닝 쪼개기로 불펜진 과부하…성적 하락 악순환 불러
키움전, 9명 투수 쏟아 붓고도 연장 역전패…코치진 교체 변화
2023년 06월 29일(목) 20:35
KIA 타이거즈 선수들의 경기를 착잡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는 김종국 감독.
마운드 붕괴와 맞물려 추락하고 있는 ‘호랑이 군단’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가 29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앞서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좌완 김유신과 우완 황동하를 말소하고, 우완 김재열과 김건국을 불러들였다. 코치진에도 변화를 줬다.

KIA는 “분위기 쇄신 차원으로 투수 코치 보직 개편을 실시했다”며 “김종국 감독의 요청에 따라 정명원 코치를 잔류군으로 옮기고, 서재응 잔류군 코치를 1군 투수 코치로 보직 변경했다”고 밝혔다.

김종국 감독은 이에 대해 “기존의 선수들도 잘 알고, 선수 관리나 1군 경험도 있다”며 서재응 코치의 콜업에 대해 설명했다.

KIA는 최근 마운드가 흔들리면서 순위 싸움에서 멀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악재가 겹쳤다.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 농사 실패로 어려움을 겪었던 KIA는 올 시즌에도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메디나를 전력에서 배제했다.

앤더슨도 시즌 초반에 보여줬던 위력적인 모습을 생각하면 성적이 아쉽다. 이의리는 KBO에서도 손에 꼽는 구위에도 제구 난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턱 없이 부족한 선발진의 이닝에 지난 2년 마무리로 했던 정해영도 부진 속 5월 30일 엔트리에서 말소됐지만, 예전 폼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관리’에서 낙제점을 받으면서 올 시즌 KIA의 강점으로 꼽혔던 마운드가 순위 싸움의 변수이자 약점이 됐다.

앞서 28일에도 마운드 엔트리 변화가 있었다. ‘특급 신인’ 윤영철이 10일간의 휴식을 끝내고 선발 등판을 위해 등록됐고, 전날 4.2이닝의 패전 투수가 됐던 이의리가 휴식 차원에서 말소됐다.

윤영철은 올해 프로에 뛰어든 고졸 루키, 이의리는 프로 첫해부터 선발로 활약을 해온 3년 차 선수다.

아직은 관리가 필요한 어린 선수들이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부담이 늘었다. 결국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지켜왔던 두 선수는 개인은 물론 팀의 상황이 최악일 때 어쩔 수 없는 휴식을 취하게 됐다.

선발진의 휴식 타이밍, 불펜의 타이밍도 시즌 내내 지적되어온 부분이다. 결국 28일 불펜 운영의 총체적 난국상이 드러났다.

윤영철이 5이닝 80구로 4-4에서 등판을 마무리한 뒤 임기영을 내세워 6회를 정리한 KIA는 6회말 5-4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연장 11회 승부 끝에 5-7 재역전패로 끝났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임기영은 1사에서 물러났다. 좌타자 김혜성·이정후와의 승부를 위해 좌완 이준영이 나온 것이다. 결과는 우전 안타 뒤 우익수 플라이. 그러자 우타자 이원석에 맞춰 우완 장현식이 올라왔다. 결과는 3연속 볼넷으로 인한 5-5 동점.

전상현이 7회 2사에서 투입돼 급한 불을 껐고, 8회 2사 2루에서 다시 불펜이 가동됐다. 팬들의 예상대로 마무리 역할을 하고 있는 최지민이 좌타자 김혜성에 맞춰 한 박자 빠르게 투입됐다. 김혜성을 삼진으로 잡은 최지민은 9회는 삼자범퇴로 처리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완수했다.

하지만 득점에 실패한 KIA는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이미 마무리를 소진했던 상황, KIA는 결국 최지민을 10회 다시 마운드에 올렸다. 최지민이 2.1이닝을 버텼지만 10회말에도 득점에 실패한 KIA는 결국 11회 백기를 들었다.

김혜성과 이정후라는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앞선 이닝과 달리 우완 황동하가 투입됐다. 고졸 2년 차, 1군 경험이 7경기에 불과한 황동하는 2개의 볼넷을 내줬다. 이어 좌완 김유신이 나왔지만 역시 연속 볼넷과 함께 밀어내기로 실점이 올라갔다. 결국 컨트롤이 좋은 윤중현이 나와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경기 분위기는 이미 키움으로 기울었다.

선발진 공백 속 대체 선발로 예정됐던 황동하, 김유신은 결국 이 경기를 끝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날 KIA는 선발 윤영철을 제외하고 8명의 불펜진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불펜진에서 9개의 볼넷이 나오면서 경기를 내줬다.

표면적으로는 ‘볼넷’을 남발한 선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좌우 놀이 속, 이닝 쪼개기 운영으로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렸고, 부담 많은 상황에서의 등판이 늘면서 실패가 이어졌다. 또 좋지 않은 결과가 이어지면서 부담이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졌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좋은 투수자원들을 보유하고도 원칙, 기준 없는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마운드 고민을 안게 된 KIA는 김도영과 나성범이라는 기다렸던 자원들의 활약에도 9위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투수코치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진 김종국 감독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 주목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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