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랑 상품권이 이름값 하려면- 옥영석 농협경제지주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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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배추 한 포기가 만원을 오르내릴 때 하나로마트에서는 2000원 내외를 할인해서 판매했다. 농업인들을 위한 조직에서 그들의 이익을 최대화시켜 주려면 비싸게 팔아야 할 터인데, 거꾸로 할인 판매를 하고 있으니,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학사 경고를 무서워하지 않고 학생운동을 했던 그 친구는 어쩌다 경조사 때 얼굴을 보는 사이지만, 십여 년 전 귀농한 뒤론 농협에 대한 불만을 거칠게 털어놓곤 했다.
농협법 1조에는 “농업인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농협의 존재 이유를 적시하고 있다. 농업인의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배추 한 포기에 만 원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판매해 많은 수익을 농업인에게 돌려줘야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국민 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농업인들이 적정한 수익을 올리되, 도시 소비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 가격 수준으로 판매해야 하는 것이 법에 충실한 역할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배추 가격이 올라가고, 양파 값이 오르더라도 시중보다 비싸게 팔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도, 친구는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지난 2월 행정안전부에서는 지역 사랑 상품권의 사용처를 연 매출 30억 원 이하로 제한하는 지침을 지자체에 시달했다. 지역 내 소비 진작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발행되는 지역 사랑 상품권은 지역 화폐, ○○페이로 불리며 통상 10% 정도 할인해 발행되어 왔다. 거기에 명절이나 특정 행사 시에는 할인을 더 해주니, 가계마다 구입 열풍이 불어 지난해 발행액이 27조 원를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결국 행정안전부는 1인당 구매 한도를 월 70만 원 이내로, 보유 한도는 1인당 최대 150만 원 이내에서 지자체별로 자율 설정하도록 했다. 현금화 등 부정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가맹점 매출액 등을 고려하여 적정 환전 한도를 설정토록 한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이 상품권을 사용할 할 수 있는 가맹점을 연 매출액 30억 이하의 소상공인으로 제한함으로써 지역 농협이 배제된 것은, 주민 편의를 고려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역행할 소지가 크다. 도회지에서야 가맹점이 많이 있다지만 면 단위 지역에 가면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식당이나 구멍가게 몇 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나이 육칠십이 대부분인 농촌 주민들이 상품권 쓰자고 군청 소재지로 나가기도 불편하거니와 할인해 준 금액 못지않게 교통비가 들어간다면, 그 인기는 곧 시들해지고,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목적도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배춧값을 놓고 힐난하던 친구가 이 글을 본다면 십중팔구는 농협 좋자고 하는 얘기 아니냐며 전화를 걸어 올 것이다. 협동조합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대부분의 내 지인들도, 농협이 문어발식 사업으로 수익을 올려 중앙회로 가져간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나올 만한 얘기다. 그렇지만 1113개에 달하는 지역 농협은 각각 독립된 경영체로 사업을 전개하여 그 수익은 출자한 조합원, 곧 그 지역 주민들에게 배당하여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여느 프랜차이즈업체나 은행들처럼 지역에서 올린 수익을 본부로 이체하고, 그 수익을 소수의 주주들이 나누어 갖는 구조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대의를 저버리지 않으면서 지역 내 소비 진작과 읍면 소재지 주민 편의를 생각한다면, 지역 사랑 상품권이 이름값을 할 수 있도록 현명한 조치를 기대한다.
그러나 국민 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농업인들이 적정한 수익을 올리되, 도시 소비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 가격 수준으로 판매해야 하는 것이 법에 충실한 역할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배추 가격이 올라가고, 양파 값이 오르더라도 시중보다 비싸게 팔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도, 친구는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결국 행정안전부는 1인당 구매 한도를 월 70만 원 이내로, 보유 한도는 1인당 최대 150만 원 이내에서 지자체별로 자율 설정하도록 했다. 현금화 등 부정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가맹점 매출액 등을 고려하여 적정 환전 한도를 설정토록 한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이 상품권을 사용할 할 수 있는 가맹점을 연 매출액 30억 이하의 소상공인으로 제한함으로써 지역 농협이 배제된 것은, 주민 편의를 고려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역행할 소지가 크다. 도회지에서야 가맹점이 많이 있다지만 면 단위 지역에 가면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식당이나 구멍가게 몇 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나이 육칠십이 대부분인 농촌 주민들이 상품권 쓰자고 군청 소재지로 나가기도 불편하거니와 할인해 준 금액 못지않게 교통비가 들어간다면, 그 인기는 곧 시들해지고,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목적도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배춧값을 놓고 힐난하던 친구가 이 글을 본다면 십중팔구는 농협 좋자고 하는 얘기 아니냐며 전화를 걸어 올 것이다. 협동조합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대부분의 내 지인들도, 농협이 문어발식 사업으로 수익을 올려 중앙회로 가져간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나올 만한 얘기다. 그렇지만 1113개에 달하는 지역 농협은 각각 독립된 경영체로 사업을 전개하여 그 수익은 출자한 조합원, 곧 그 지역 주민들에게 배당하여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여느 프랜차이즈업체나 은행들처럼 지역에서 올린 수익을 본부로 이체하고, 그 수익을 소수의 주주들이 나누어 갖는 구조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대의를 저버리지 않으면서 지역 내 소비 진작과 읍면 소재지 주민 편의를 생각한다면, 지역 사랑 상품권이 이름값을 할 수 있도록 현명한 조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