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담은 그릇-이미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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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담은 그릇-이미례 지음
2023년 01월 11일(수) 20:30
“이야기를 쓰는 동안 내내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생각했어요. 상감청자가 비색과 정교한 무늬라면 백자는 눈처럼 흰 빛깔일 거예요. 분청사기는 마음대로 표현한 무늬, 자기다움이 아닐까 싶어요. 사람들의 잣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나아가는.”

광주출신 이미례 동화작가가 장편동화 ‘바다를 담은 그릇’(리틀 씨앤톡)을 펴냈다.

우리나라에는 시대별로 귀한 도자기와 그릇이 있었다. 고려시대엔 상감청자, 조선시대엔 백자가 있었다. 그러나 많은 아이들은 청자와 백자 사이에 분청사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모른다.

이번 작품은 조선시대 널리 쓰였던 분청사기를 모티브로 한다. 분청사기는 상감청자 기법을 계승해 회청색의 태토 위에 분장한 자기를 말한다. 광주 충효동과 고흥 두원면 등지에서 많이 생산되는 도자기다.

이번 동화의 배경은 남해안의 작은 갯마을.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군량을 모았던 득량도가 바라다보이는 곳이다. 분청사기 도요지가 있는 이곳에선 가끔씩 분청사기 깨진 조각들이 발견된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모두 네 명이다. 이들은 방학을 맞아 따분한 여름방학을 보내기 위해 보물찾기에 나선다. 그 보물은 다름 아닌 분청사기.

아이들은 온전한 그릇을 찾기 위해 산과 들과 갯벌로 돌아다닌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진짜 보물의 의미다. 동화의 제목 ‘바다를 담은 그릇’처럼, 정형화되지 않은 그러면서도 무한한 상상력과 가능성을 지닌 존재가 바로 어린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작가는 우리 모두는 하나의 그릇과 다름없다는 진리를 상정한다. 자신의 생각을 담고 자신의 꿈을 새기는 그릇 말이다.

이 작가는 “서로 다른 무늬가 모여 이루는 세상은 아름다울 거예요”라며 “여러분은 이 그릇에 어떤 무늬를 새기고 싶나요?”라고 묻는다.

한편 초등교사인 이 작가는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시계수리점의 아기고양이’와 ‘앵앵이와 매암이’를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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