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 열차 -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세계 최고의 운송 시스템을 갖춘 일본은 열차 시간이 어긋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지난 2017년 한 열차 회사가 예정 시간보다 단지 20초 빠르게 출발한 일이 있었는데, 당시 회사는 스스로 대국민 사과까지 했을 정도이다. 또 지난해에는 한 열차 회사가 기관사 실수로 도착·출발 시간이 각각 1분씩 지연되자, 기관사 월급의 일부를 삭감해 법적 소송으로까지 비화되는 등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일부러 열차를 1분씩 지연 출발시키는 곳도 있다. 뉴욕시 통근열차에는 운행과 관련해 일부 직원만 아는 100년이 넘는 비밀(?)이 숨어 있다. 출퇴근 시간대에만 열차를 의도적으로 1분씩 늦게 출발시킨다는 것이다. 즉, 오전 8시 출발이라고 안내판에 나와 있어도 실제 출발 시각은 8시 1분인 것이다. 위의 일본의 경우에서 보듯, 분초를 지키는 열차 서비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이 같은 ‘1분의 비밀’은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 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힘든 일상을 사는 승객들이 출퇴근에 늦지 않기 위해 매일 뛰어야 하는 어려움을 배려한 것이라고 한다. 뉴욕발 통근열차는 하루 900량에 달하지만 일단 한 번 놓치면 최소 30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기차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 승객이 ‘1분의 비밀’ 덕분에 승차한 뒤,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철도회사 측은 지금까지도 자신들의 열차는 정시에 출발한다는 공식적인 입장만을 내놓고 있다.
현재 국제철도연맹의 열차 정시 기준은 ‘16분 미만 지연’이다. 즉 지연 시간이 15분 59초까지는 정시 열차로 보지만 16분 이상이 늦어지면 열차 지연으로 취급, 배상 대상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철도 회사들은 열차 지연 규정은 국제 기준을 따르면서, 배상 기준은 16분이 아닌 ‘20분 이상’을 적용하다가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이런 이중잣대로 배상을 받지 못한 승객이 5년간 2322명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 철도도 일본과 같이 정확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미국 뉴욕처럼 1분의 여유를 둘 수 있는 고품질 시스템을 갖추길 기대해 본다.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chae@kwangju.co.kr
이 같은 ‘1분의 비밀’은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 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힘든 일상을 사는 승객들이 출퇴근에 늦지 않기 위해 매일 뛰어야 하는 어려움을 배려한 것이라고 한다. 뉴욕발 통근열차는 하루 900량에 달하지만 일단 한 번 놓치면 최소 30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기차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 승객이 ‘1분의 비밀’ 덕분에 승차한 뒤,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철도회사 측은 지금까지도 자신들의 열차는 정시에 출발한다는 공식적인 입장만을 내놓고 있다.
우리 철도도 일본과 같이 정확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미국 뉴욕처럼 1분의 여유를 둘 수 있는 고품질 시스템을 갖추길 기대해 본다.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ch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