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와 파가니니-김미은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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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와 파가니니-김미은 문화부장
2022년 10월 06일(목) 01:30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2악장을 아느냐고 묻는다면 “모른다”고 답하는 사람이 있을 듯하다. 한데 ‘그대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로 시작되는 이현우의 노래 ‘헤어진 다음날’의 도입부에 흐르는 바이올린 선율이 바로 그 곡이라고 말하면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6인조 그룹 ‘신화’의 히트곡인 ‘T.O.P’에도 익숙한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발레 음악으로 유명한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중 ‘정경’이다. 백조들의 군무 장면이 떠오르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어우러진 신화의 노래와 춤은 인상적이다. 가수 아이비의 ‘유혹의 소나타’와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에는 익숙한 베토벤의 곡이 흐른다. 누구나 아는 ‘엘리제를 위하여’와 ‘이히 리베 디히’(Ich liebe dich)다.

요즘 뜨는 아이돌 그룹의 노래에서도 클래식 샘플링을 접할 수 있다. 밀레이의 유명한 그림 ‘오필리어’를 연상시키는 뮤직비디오가 눈길을 끄는 ‘필 마이 리듬’(Feel My Rhythm)에 담긴 곡은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다.

블랙핑크가 최근 발매한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가 아시아 걸그룹 중 최초로 빌보드 앨범 차트 ‘핫 200’에서 1위를 차지하며 K팝 역사를 새로 썼다. ‘핫 100 차트’ 25위로 데뷔한 수록곡 ‘셧 다운’(Shut Down)에는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는 파가니니의 ‘라 캄파넬라’가 흐른다.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익숙한 ‘라 캄파넬라’ 멜로디와 강렬한 힙합 사운드, 매력적인 춤이 어우러진 뮤직비디오는 공개 2주만에 1억 5000만 뷰를 기록하며 유튜브 전 세계 뮤직비디오 1위를 유지 중인데, 중독성이 무척 강하다.

클래식 음악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이들이라면 대중음악에 삽입된 멜로디를 통해 클래식에 한 걸음 다가가면 좋을 듯하다. 샘플링된 곡의 ‘전곡’을 한 번쯤 찾아 들어 보고, 그 작곡가의 또 다른 음악에도 한 번쯤 귀 기울여 보면 어떨까.

‘셧 다운’에 삽입된 ‘라 캄파넬라’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중 3악장이 원곡이다. 이 곡은 리스트가 편곡한 피아노곡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초절기교 연습곡 3번’으로도 친숙하다. 이 곡을 길라잡이 삼아 파가니니와 리스트의 세계로도 들어가 보자.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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