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축제 - 송기동 예향부장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낱” (장석주 시인 ‘대추 한 알’)
결실의 계절이다. 지난 주말 시골집에서 대추를 땄다. 4년여 전 심은 대추나무인데 첫 수확이다. 지난해에 달랑 한 알 열린 것을 감안하면 올해 한 바가지쯤 땄으니 이보다 오질 수가 없다. 어느새 연초록에서 짙은 갈색으로 변한 열매들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한 알을 깨물어 보니 단맛이 들었다. 여름철 모진 비바람을 견디며 떨어지지 않고, 가을 햇살에 알알이 영근 열매들이다.
“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 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지는 것/ 아무 이유 없이 걷는 것/ 햇볕이 슬어놓은 나락 냄새 맡는 것/ 마른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 가끔 소낙비 흠씬 맞는 것/ 혼자 우는 것/ 울다가 잠자리처럼 임종하는 것/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안도현 시인 ‘가을의 소원’)
절로 시인의 감성에 동조된다. 시나브로 노랗게 물드는 은행나무 가로수들을 보며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낀다. 겨울을 채비하는 나무와 풀들은 초록빛을 벗고 울긋불긋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여행자들 역시 서정적인 가을을 만끽하러 산으로, 들로, 바다로 길을 나서고 싶어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3년 동안 중단됐던 가을 축제가 재개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축제 개최가 가능해졌다. 이달 예정된 광주·전남 축제는 ‘추억의 광주 충장 월드페스티벌’(13~17일)을 비롯해 ‘남도음식문화 큰 잔치’(7~9일), ‘영산강 서창들녘 억새축제’(7~10일), ‘대한민국 마한문화제’(8~9일), ‘장성 황룡강 가을꽃 축제’(8~16일)‘목포 항구축제’(14~16일), ‘대한민국 국향대전’(21~11월 6일) 등 다채롭다.
3년 만에 열리는 가을 축제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한다. 모처럼 가을 햇살을 듬뿍 받으며 나들이에 나선 여행자들이 코로나 시대를 이겨낼 ‘대추 한 알’ 같은 마음속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
/송기동 예향부장 song@kwangju.co.kr
결실의 계절이다. 지난 주말 시골집에서 대추를 땄다. 4년여 전 심은 대추나무인데 첫 수확이다. 지난해에 달랑 한 알 열린 것을 감안하면 올해 한 바가지쯤 땄으니 이보다 오질 수가 없다. 어느새 연초록에서 짙은 갈색으로 변한 열매들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한 알을 깨물어 보니 단맛이 들었다. 여름철 모진 비바람을 견디며 떨어지지 않고, 가을 햇살에 알알이 영근 열매들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3년 동안 중단됐던 가을 축제가 재개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축제 개최가 가능해졌다. 이달 예정된 광주·전남 축제는 ‘추억의 광주 충장 월드페스티벌’(13~17일)을 비롯해 ‘남도음식문화 큰 잔치’(7~9일), ‘영산강 서창들녘 억새축제’(7~10일), ‘대한민국 마한문화제’(8~9일), ‘장성 황룡강 가을꽃 축제’(8~16일)‘목포 항구축제’(14~16일), ‘대한민국 국향대전’(21~11월 6일) 등 다채롭다.
3년 만에 열리는 가을 축제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한다. 모처럼 가을 햇살을 듬뿍 받으며 나들이에 나선 여행자들이 코로나 시대를 이겨낼 ‘대추 한 알’ 같은 마음속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
/송기동 예향부장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