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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다산정치경제연수원’ 건립은 시대의 요구-강진원 강진군수
2022년 09월 28일(수) 00:30
‘생각건대 터럭 한 끝에 이르기까지 병들지 않은 것이 없으니 지금에 와서 개혁하지 않으면 반드시 나라가 망하고야 말 것이다’

개혁의 절박함이 드러난 ‘경세유표’의 서문으로, 동시에 소설 ‘대통령 정약용’의 첫 도입부(문장)이기도 하다.

경세(經世)는 세상을 다스린다는 뜻이고, 遺表(유표)는 신하가 죽으면 임금에게 올리는 마지막 글이라는 의미이니, 비록 유배자의 신분이지만 백성과 나라의 앞날을 걱정했던 다산의 충정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경세유표는 기존 정책 제도의 모순과 이를 개혁할 분명한 방법을 담고 있는 국가 행정론으로 시대를 앞서갔던 천재의 혜안과 민본 위주 실사구시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 시대에 다산은 역사, 학회, 영화, 소설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끊임없이 소환된다. 그중 하나인 지난해 출간된 ‘대통령 정약용’이라는 소설은 윤종록 전 차관의 작품으로, 다산이 시간을 거슬러 2022년으로 날아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 ‘대한민국을 리셋한다’는 내용이다. 제대로 된 한 명의 리더가 국가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저자인 윤종록 전 차관은 4차 산업 혁명과 소프트 파워 전문가로, 정약용 어머니 가문의 후손이며 강진에서 나고 자란 강진 사람이기도 하다.

우리가 이 책에 주목하는 이유는 ‘다산의 기술 발달과 상공업 진흥’을 통한 부국강병의 실현을 오늘날 ‘데이터 시대의 대전환’으로 바꿔 국가의 부흥을 이뤄낸다는 비전 때문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민선 8기, 강진군이 ‘일자리와 인구가 늘어나는 신강진 창조’의 방법론을 4차 산업 혁명에서 찾는 것과도 맥이 닿아 있다.

다산의 숨결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던 사회 지도층도 많다. 고(故) 조순 전 부총리, 한승수 전 총리, 손학규 전 장관, 도올 김용옥 선생 등 많은 이들이 다산초당에 다녀갔다. 길을 묻는 사람들에게 다산은 200년을 훌쩍 뛰어넘어 여전한 큰 스승이기 때문이다.

2022년, 우리가 다산이 남긴 수많은 메시지 속에서 대한민국을 바꿀 전략과 행동의 모멘텀을 만들어 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인구 소멸, 환경 재앙, 경제 위기, 남북 문제, 북미 갈등 등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다. 사회의 리더들이 오히려 국민의 발걸음을 못 쫓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민은 위대한데, 정치판은 위태롭다.

게다가 OECD 가입국가 36국 중 청렴도가 27위에 그친다. 경제 규모 10위의 부국이지만, 격심한 빈부 격차로 그 안에서 사는 국민들은 불행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다산이 필요하다. 다산의 철학과 신념을 오롯하게 배울 수 있는 아카데미가 절실하다. 다산을 내 생활에 매칭시키는 일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국민적, 국가적 신임을 받는 기관이 필요하다. 다산의 18년 유배지였던 바로 우리 강진에서 해야만 하는 소명이 있는 사업이다.

다산정치경제연수원은 사회지도층이 자신을 객관화하고 청렴과 애민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는 통섭과 융합의 아카데미로, 강진군은 민선 8기 출항과 함께 다산정치경제연수원 건립을 기획 중이다.

연수원은 다산박물관 인근인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일원에 전남도와 강진군, 경기도와 남양주, 행안부가 공동 주체가 되어 재단을 출연하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인물들로 재단 임원진을 구성해 공직자, 정치인, 경제인 등 우리 시대의 ‘다양한 다산’을 양성한다는 취지이다. 아카데미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집합 교육뿐 아니라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세바시’처럼 대중화시켜 다산 교육의 외연을 확장할 수도 있다.

다산정치경제연수원이 건립되면, 연 1만 명 이상의 교육생 유입과 50억 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은 다산을 놓치고 그의 텍스트만을 남겼지만, 대한민국은 다산을 다시 놓쳐서는 안 된다. 2022년 위기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강진 다산정치경제연수원은 이에 대한 분명한 해답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