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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바로 알기] 중증 건선도 ‘완전히 깨끗한 피부’로 되돌릴 수 있어-이지범 전남대병원 피부과 교수
악화·호전 반복되는 면역질환…주사제 유지요법, 광선치료 효과
관절염,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 유발…조기 치료 중요
2022년 05월 08일(일) 16:30
최근 중증 건선 환자 A씨가 오랜만에 진료실을 찾아왔다. 약을 복용하며 수 개월간 증상이 괜찮아지는 듯해서 치료나 관리를 하지 않고 지냈는데, 다시 피부 증상이 심해져 방문했다고 했다. 살펴보니 그 전보다 피부 증상이 심했고 병변 부위도 넓어져 있었다. 팔 부위 병변을 살펴보던 중 환자 손가락이 퉁퉁 부은 것을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보니 요즘 관절 통증이 생겨 관절염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로 혈액 및 골영상검사를 진행했고 결국 건선 합병증인 건선성 관절염으로 진단했다.

◇재발과 합병증 유발=건선은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면역 질환이다. 완치가 어렵다 보니 A씨와 같이 치료나 관리를 임의로 중단하는 경우 염증이 악화되어 다시 피부 증상이 발현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건선은 관절염,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데 이런 증상들은 피부와 관계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건선 때문이라고 쉽게 눈치채지 못한다. 피부과 의료진의 정확한 진료 및 1차 스크리닝이 중요한 이유다.

건선 증상 악화와 합병증으로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초기에 확실하게 염증을 진압해야 한다. 그 첫 단추는 완전히 깨끗한 피부를 목표로 확실하게 피부 증상을 치료하고 관리해 나가는 것이다. 피부과 의사로서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피부 증상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이후 생길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건선 치료 목표는 다양한 생물학적제제들의 도입으로 ‘완전히 깨끗한 피부(PASI 100)’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높아졌다. 특히 생물학적제제로 건선 합병증인 건선성 관절염도 함께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가장 최근 도입된 생물학적제제는 임상 결과에서, 주사제를 유지요법 기준으로 투여한 후 52주차에 환자 10명 중 6명(58.5%)이 완전히 깨끗한 피부(PASI 100)로 개선되었고, 이 수치가 172주까지 큰 변화 없이 유지(60.5%) 됐다. 건선성 관절염 환자에서는 투여 24주차에 절반 이상(57.3%)이 증상 20% 개선(ACR20)을 달성했고, 골근부착부염에도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환자 부담 줄어든 생물학적제제의 효과와 편의성=그간 생물학적제제는 좋은 효과에도 높은 가격과 까다로운 급여 기준 때문에 환자들의 접근성이 제한적이었다. 2017년 산정특례가 적용되며 환자 부담이 10%로 경감되어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낮춘 바 있으나, 현실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등록 기준으로 인해 그동안 더 실질적인 비용 부담 경감이 필요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올해 산정특례 기준 개정이라는 건선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생겼다. 올해 1월 1일자로 변경된 산정특례 기준안에 따르면 산정특례의 대표적인 걸림돌이었던 광선치료 3개월의 의무기준이 삭제되고, 산정특례 등록을 위한 선택사항 중 하나로 변경됐다. 이로써 환자들은 더 적극적으로 건선과 건선 합병증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생물학적제제 도입으로 건선 치료 목표는 한층 높아졌다. 특히 올해는 산정특례 개정으로 치료 접근성도 좋아진 만큼, 깨끗한 피부를 잊고 지내고 있는 많은 중증 건선 환자들이 적절히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건선 환자를 장기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들도 환자의 상태를 늘 잘 체크하고 건선성 관절염과 같은 합병증 관리까지 신경 써 건선 치료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일 때이다. 대한피부과학회와 대한건선학회 등 학회 차원에서도 여러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향후 많은 환자 분들이 깨끗한 피부를 되찾고, 건선이 가져올 수 있는 합병증들도 조기에 잘 관리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채희종 기자 ch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