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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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
2022년 04월 12일(화) 03:00
어제 끝난 ‘2022년 마스터스 골프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의 힘들어 하는 표정이 TV 중계 화면에 자주 잡혔다. 굴곡이 심한 오거스타 코스를 도는 그의 발걸음은 예전 같지 않았다. 절뚝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무릎을 굽히지 못해 그린에서 퍼팅 라인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아무래도 지난해 자동차 사고의 후유증인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당시 두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대수술 끝에 석 달 동안 꼼짝 못하고 침대에 누워 있었고 불과 넉 달 전까지는 목발을 짚고 다녔다. 그의 필드 복귀 전망은 어두웠다. 골프 투어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는 재활에 전념한 끝에 올해 마스터스 컷을 통과했고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와 함께 예리한 아이언 샷 등 여전한 감을 선보였다. 물론 실력은 예전 같지 않았다. 언더 파는 첫 날 71타가 유일했다. 2라운드에서 2오버 파로 주춤하더니 3·4라운드에서 6오버 파 78타를 잇달아 적어 냈다. 그의 공은 그린을 자주 놓쳤고 3퍼트는 물론 4퍼트도 나와 갤러리들의 안타까운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결국 그는 최종 합계 13오버 파 301타로 하위권인 47위에 머물렀다.

이번 마스터스의 그린 자켓은 10언더 파 278타를 기록한 세계 골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6·미국)에게 돌아갔다. 우승은 셰플러가 했지만 올해 마스터스의 진정한 주인공은 타이거 우즈였다. 우승을 넘어서는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그가 들어서는 티 박스 주변엔 수천 명의 팬들이 따라다녔고 “힘내라, 타이거”라는 응원 함성이 매 홀마다 울려 퍼지며 마스터스의 새로운 전설을 썼다.

흔히들 타이거우즈를 ‘골프 황제’라고 한다. 유색 인종으로 마스터스 대회 다섯 번 우승을 포함, 통산 82승을 기록하고 있고 13년 동안 세계 랭킹 1위, 142개 대회 연속 컷 통과 기록 등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그가 골프 황제로 평가받는 진정한 이유는 잦은 허리 부상, 자동차 사고 등 위기 국면에서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극복해 나가는 불굴의 의지에 있다는 것을 이번 마스터스 대회가 증명했다.

/임동욱 이사 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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