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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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리더십
2022년 03월 29일(화) 00:45
세계 제2위의 군사력을 가진 러시아의 무력 침공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치 지도자들이 세계적 주목을 끌고 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44)은 “내게 죽음을 두려워할 권리가 없다”며 미국의 해외 망명 제의를 거부하며 결사 항전을 선언, 대러 항쟁의 상징이 되고 있다. 그는 군용 티셔츠 차림으로 한 달 동안 69개의 대국민 영상, 그리고 10여 차례 해외 화상 연설 등을 통해 국민적 애국심 결집은 물론 전 세계적 지지를 이끌어 냈다. 코미디언 출신으로 우크라이나의 ‘찰리 채플린’으로 저평가됐던 그는 이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직 대통령인 페트로 포로센코(57)는 직접 소총을 들고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적이었던 그는 부패 혐의를 받자 폴란드로 망명했으나 러시아 무력 침공 소식에 국내로 돌아와 방위군에 합류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힘을 합쳐 러시아와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재벌 출신의 그가 재임 시절 추진한 무기 현대화 등 각종 국방 정책들도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을 막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국가 위기에 온몸을 던지고 있는 전·현직 대통령의 용기는 우크라이나의 운명은 물론 세계사의 흐름도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대확산에 사회는 혼란스럽고 민생 경제는 여전히 쉽지 않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 안보 환경도 심상치 않다. 국제 정세는 미·EU와 중·러 중심의 신냉전 흐름을 보이고 고유가·고물가·고환율로 국제 경제도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정권 이양기에 신·구 권력의 충돌 양상에 6월 지방선거까지 겹치면서 정치적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람은 어려울 때 알아보고 정치인의 리더십은 위기에 빛을 낸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만찬 회동을 계기로 국민 통합과 미래로 가는 길을 만들어 내는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기대해 본다.

/임동욱 선임기자 겸 이사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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