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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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친구
2022년 03월 24일(목) 06:00
가까이 두고 생각날 때마다 들춰 보는 그림책이 있다. 다비드 칼리와 세르주 블로크의 ‘나는 기다립니다’. 인간의 크고 작은 ‘기다림의 무게’를 실물 형태의 ‘붉은 끈’과 펜 그림으로 표현해 낸 책이다.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당신과 나의 일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책은 깊은 울림을 준다. 다비드 칼리의 또 다른 책 ‘완두’와 함께 좋아하는 그림책이라 선물도 많이 했었다.

안녕달의 그림책 ‘수박 수영장’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잘 익은 붉은 수박 안에 들어가 노는 건 아이들만이 아니다. 검은 수박씨 하나를 파낸 자리에서 쉬는 할아버지가 “음, 시원하다” 하고 말하는 장면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난다. 수박 수영장이라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안녕달은 또 다른 그림책 ‘할머니의 여름 휴가’를 통해 따뜻한 마음을 전한다.

그림책이 아이들 책이라는 건 이제 옛말이다. 그림책 보는 어른들이 늘고 있고, 그림책을 직접 만들어 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최근 국내 출판계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올해 안데르센상 수상자로 이수지 작가가 선정된 것. 1956년 제정돼 격년제로 수여되는 안데르센상은 ‘아동문학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삐삐 롱스타킹’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그림 작가 퀀틴 블레이크, 앤서니 브라운 등이 수상한 상으로 한국은 수상자를 낸 세계 28번째 나라가 됐다.

마침 멋진 그림책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양림동 ‘갤러리 포도나무’(백서로 79-1)에서 진행 중인 ‘제비책방’전(27일까지)에 가면 국내외 ‘볼로냐 라가치’ 수상작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발간되는 100여 권이 넘는 그림책을 만날 수 있다. 전시된 책들은 한 권 한 권 뛰어난 ‘만듦새’가 인상적이다. 비발디의 ‘사계’와 그림, 이야기를 결합한 ‘여름이 온다’ 등 이수지 작가의 대표작들도 전시 중이다.

광산구 이야기꽃도서관은 그림책 천국이다. ‘내 마음의 집’을 주제로 다양한 그림책을 만나고, 일반 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나만의 그림책’ 전시를 보다 보면, 환상적인 동화의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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