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하루키
“끊임없는 가치 판단의 축적이 우리의 인생을 만들어 갑니다. 그것은 사람에 따라 그림일 수도 있고 와인일수도 있고 요리일수도 있지만 내 경우는 음악입니다. 그런 만큼 정말로 좋은 음악을 만났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는 에세이집 ‘잡문집’(2011년)에서 음악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밝힌다. ‘하루키’하면 소설과 함께 재즈, 마라톤 마니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학에 재학 중이던 25살부터 7년간 도쿄에서 재즈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의 소설에도 재즈와 클래식 등에 관한 해박한 지식이 녹아 있다. ‘1Q84‘(2009년)의 경우 체코 작곡가 야나체크의 관현악곡 ‘신포니에타’(Sinfonietta)로 도입부를 풀어 나간다. 또 ‘스푸트니크의 연인’(1999년)에서는 여주인공의 이름을 모차르트의 가곡 ‘제비꽃’에서 따온 것으로 설정했다.
하루키는 2018년 8월 민간 방송 ‘도쿄 FM’을 통해 라디오 DJ로 깜짝 데뷔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무라카미 라디오’에서 DJ를 맡아 직접 선곡한 음악을 짤막한 설명과 함께 들려준다. 2020년 5월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방송국 스튜디오가 아닌 자택 서재에서 애묘(야마)와 함께 ‘밝은 내일을 위한 음악’을 주제로 특별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35회 선곡 주제는 ‘전쟁을 그만두게 하기 위한 음악’. 테마에 대한 호기심에 도쿄 FM 홈페이지에서 해당 방송대본을 찾아봤다. 하루키는 방송에서 “음악에 전쟁을 그만두게 할 힘이 있는가? 솔직히 아쉽게도 음악에는 그런 힘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듣는 사람에게 ‘전쟁을 그만두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마음을 일으키는 힘은 있습니다”라며 밴드 도어스(The Doors)의 ‘이름 없는 병사’와 존 레논의 ‘이매진’(Imagine) 등 11곡을 선곡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격화되고 있는 요즘, 음악처럼 하모니를 이루고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것은 비단 존 레논이나 ‘DJ 하루키’만은 아닐 것이다. /송기동 문화2부장 song@kwangju.co.kr
그의 소설에도 재즈와 클래식 등에 관한 해박한 지식이 녹아 있다. ‘1Q84‘(2009년)의 경우 체코 작곡가 야나체크의 관현악곡 ‘신포니에타’(Sinfonietta)로 도입부를 풀어 나간다. 또 ‘스푸트니크의 연인’(1999년)에서는 여주인공의 이름을 모차르트의 가곡 ‘제비꽃’에서 따온 것으로 설정했다.
지난 18일 35회 선곡 주제는 ‘전쟁을 그만두게 하기 위한 음악’. 테마에 대한 호기심에 도쿄 FM 홈페이지에서 해당 방송대본을 찾아봤다. 하루키는 방송에서 “음악에 전쟁을 그만두게 할 힘이 있는가? 솔직히 아쉽게도 음악에는 그런 힘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듣는 사람에게 ‘전쟁을 그만두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마음을 일으키는 힘은 있습니다”라며 밴드 도어스(The Doors)의 ‘이름 없는 병사’와 존 레논의 ‘이매진’(Imagine) 등 11곡을 선곡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격화되고 있는 요즘, 음악처럼 하모니를 이루고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것은 비단 존 레논이나 ‘DJ 하루키’만은 아닐 것이다. /송기동 문화2부장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