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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저하와 ‘실력 광주’,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최 영 태 전 전남대 교무처장·인문대학장
2021년 12월 22일(수) 05:00
“가족이 서울에 거주하는 우리 대학 동료 교수 한 분이 올해 초 광주로 이사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우자가 서울에서 중등 교사로 근무하고 있고 아이들이 초·중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교수와의 대화에서 놓칠 수 없는 대목은, 그 교수의 배우자가 광주로 내려갈 계획을 밝히니까 동료 교사들이 ‘광주는 수능 성적도 전국에서 연속 1위이고 과외비도 적게 드니 애들 교육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고 말했다는 부분이다.”

위 인용문은 필자가 약 12년 전(2010. 2. 10.) 우리 지역 어느 신문에 기고한 칼럼의 내용 중 일부이다. 당시 글을 쓰면서 ‘실력 광주’라는 타이틀이 이 지역 발전의 큰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느꼈다.

12년 후인 지금, 학생들의 학력이 많이 떨어졌다. 주관적 평가가 아니라 구체적 수치가 그렇게 말한다. 내가 만난 많은 사람이 학력 저하를 크게 걱정했다. 그들 대부분은 ‘실력 광주’의 전통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반대의 주장도 있다. 과거의 ‘실력 광주’ 정책은 서울대 몇 명 입학시켰느냐, 혹은 전체 수능 1~2등급이 몇 %냐에 초점을 두었으며, 그 과정에서 대다수 학생을 들러리로 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반교육적 정책이며, 아이들을 더 이상 목표가 상실된 ‘공부 지옥’으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전자의 주장처럼 과거식의 ‘실력 광주’를 계속 내걸고 소수 학생의 일류 대학 진학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가? 아니면 후자의 주장처럼 참된 교육 혹은 인성 교육 운운하며 학력 저하 문제를 계속 합리화하거나 눈감아 버려야 하는가?

양극단 모두 우리가 찾고자 하는 답은 아니라고 본다. 일류 대학 많이 진학시킨 것을 냉소적으로 볼 일도 아니고, 일류 대학 위주의 진학 정책에 밀려 다수의 학생이 소외되거나 불이익을 받게 해서도 안 된다. 또 실력과 인성 문제는 결코 양자 택일의 주제가 아니다.

교육은 가장 이상주의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현실적인 영역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학력 전국 1위의 전통을 부활함과 동시에 끼와 재능, 감성이 풍부한 학생들, 무엇보다도 대다수 평범한 학생들을 소중히 여기는 교육이다. 해법의 출발점은 실력의 개념을 다양하게 해석하는 것이다. 국·영·수 등 일반 교과를 잘 하는 것, 예·체능에 소질이 있는 것, 실용 과목에 흥미를 느끼는 것, 리더십이 좋은 것, 사람을 잘 사귀는 것 모두 소중한 실력이다. 필자는 이렇게 실력의 개념을 다양화하고, 학생 각자의 끼와 재능, 감성을 살려 모든 학생의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을 ‘참 실력 광주 교육’이라고 부른다.

더 쉽게 말하면 서울대를 포함하여 세칭 일류대학 혹은 인기학과 가는 학생도 많이 배출하고, 안산 선수처럼 광주에서 대학 다니면서 세계적 인물이 된 학생도 배출하고, 직업계 고등학교나 지역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여 이웃과 더불어 사는 행복한 민주 시민도 키워 내자는 것이다.

필자는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민간·군 공항 이전문제’, ‘옛 도청 별관 보존 문제’, ‘전남대 인문대 1호관 보존 운동’ 등 지역과 학교의 뜨거운 현안에 뛰어들거나 공론화의 책임을 맡아 해법을 찾은 경험이 있다. 도중에 비난도 받고 위험 부담도 감수해야 했지만 도전하면서 해법을 찾는 게 바른 태도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게 옳았다고 생각한다.

교육계에서 ‘실력 광주’라는 주제가 매우 민감한 주제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다고 본다. 광주 학생들의 학력 저하 문제를 이대로 놔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히 제안한다. 교육계와 지역 사회가 뜨거운 현안인 ‘실력 광주’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토론해 보자고.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 학생들의 미래와 광주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토론하면서 바른길을 찾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