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고질적 중앙집권적 행정…이대론 지방소멸 시간문제
낙후지역에 국가재정 집중해야 할 이유
수도권 과밀 전 국민 피해…정책 혁신 없이 호남권 쇠락 타개 불가능
수도권 민간투자, 낙후지역 국가재정…인구·경제력 감안 차등 필요
예비타당성 조사·정부부처 공모 폐지, 국가재정위원회 신설 등 시급
2021년 08월 03일(화) 00:00
광주형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핵심인 ‘빛고을 창업스테이션’ 착공식이 지난 7월 28일 오전 광주역 주차장에서 열려 이용섭 광주시장등 참석자들이 공사 시작을 알리는 발파 버튼을 누르고 있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광주일보와 광주전남연구원은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권의 쇠락은 일제강점기에 구축된 경부라인(수도권~영남권)에 한정된 물자와 재정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했다고 진단했다. 인구 감소, 사라지는 기업 및 일자리, 미래 지속가능성 퇴보 등 호남권의 위기는 따라서 지금까지 정부 정책의 혁신 없이는 타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자체의 노력이나 시도민의 역량 제고 등도 중요하지만, 결국 급격히 기울어진 운동장의 획기적이고 신속한 개선 없이는 이 역시 성과를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뿌리 깊은 중앙집권적인 사고…수도권 과밀 초래=수도권 과밀의 피해는 국민 모두에게 미치고 있다. 과밀로 인해 주택, 도로, 철도 등 기반시설 및 편의시설을 계속 수도권에 증설하는데 막대한 국가 재정이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 높은 수익 등을 찾아 지방 인구와 기업이 수도권으로 향하면서 지방 곳곳에 구멍이 생겨나고 있지만, 정부 정책은 여전히 ‘중앙집권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기증한 2만3000여점의 ‘이건희 컬렉션’을 전시할 ‘이건희 미술관’을 서울에 두기로 한 것 역시 이러한 정부부처의 이러한 기류를 반영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를 충청에 배치한 것 역시 중앙집권적인 사고에서 비롯됐다는 목소리도 높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하면서 국가 전반의 균형발전보다 수도권 확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수도권 ‘자체 재정 및 민간투자’, 호남권 등 낙후지역 ‘국가 재정’=인구, 경제력을 갖춘 지역에 국가 재정을 더 투입하는 과거 정부 정책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 광주일보와 광주전남연구원의 일관된 주장이다. 수도권은 자체 재원을 마련할 여력이 있으며, 비용편익비율(B/C)이 높아 민간 투자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통해 향후 기반·편의시설을 보완해가고, 비수도권 역시 인구, 경제력 등을 감안한 국가 재정의 차등 지원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력이 충분한 수도권 지자체와 재정력이 취약한 비수도권 지자체를 분리해 재정 분권을 추진하자는 의미다. 여기에 비수도권의 경제력과 재정력을 수도권에 준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의 재정조정제도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기존의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가 규모가 축소되고 낙후지역 발전이라는 당초의 설립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를 지휘·감독할 수 있는 ‘국가재정위원회’의 신설, 교통에너지환경세의 탄소세 전환 및 국가·지방 공동세 도입 등도 시급한 사안이다.

◇이제 선진국 대한민국, 지방이 살아야 미래 지속성 가져=선진국들은 모두 지방자치와 분권 측면에서 우리보다 앞서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지역 간 재정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방정부 간 재원을 이전시키는 ‘수평조정형’, 중앙정부가 재정이 열악한 지역에 재원을 이전하는 ‘수직조정형’, 수평조정과 수직조정을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하는 ‘혼합형’ 등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주정부 간 수평적 조정에 초점을 맞춰 지방정부 간 협의를 통해 공동세 풀(pool)로 재원을 마련해 재정불균형을 해소하고 있다. 영국은 중앙정부 주도 하에 세입지원교부금 규모와 배분을 지방정부와 협의해 결정하고, 주로 자치단체 간 행정수요 격차를 완화하는데 사용, 재정균등화 기능을 하고 있다.

박재영 광주전남연구원장은 “현재 기획재정부 및 정부부처의 논리에서 보면 국가균형발전은 요원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예비타당성 조사, 정부부처 공모 등이 지금까지 국가불균형의 토대가 된만큼 이를 폐지해야 하며, 정부부처의 정책·사업의 기준과 원칙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