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면적보다 중요한 천장 높이-박홍근 포유건축 대표·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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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간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통섭을 이야기하고, 다양한 융복합을 말한다. 특히 건축 분야는 다양한 연구 결과물들이 반영되어 하나의 건축물로 완성되기에 더욱더 학문 간 경계가 자유롭다. 철근이나 시멘트 같은 재료, 엘리베이터, 물 공급 장치, 하수 처리, 냉난방 등의 기술이 모이고 모여 이루어진 것이 우리가 생활하는 건축 공간이다. 거주하는 아파트나 근무 공간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토목·재료·기계·전기·전자· AI 분야 등등 각 학문 기술의 종합으로 만들어졌다.
물리적인 공간을 만드는데 다양한 공학적 연구 결과물이 반영되어 지금까지 왔다면 최근엔 과학적, 실험적 데이터로 심리학자나 뇌과학자들이 공간 형상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있다.
뇌과학자인 정재승 교수의 글에 신경과학과 건축의 만남 부분에 관한 내용은 이러하다. “천장이 높아서 창의적인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천장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실험 공간을 만들어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 천장 높이를 달리함에 따라 그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보았다. 놀랍게도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단순 문제를 풀 때는 천장 높이가 가장 낮은 2.4미터였을 때 성과가 가장 높았다. 반면 추상적인 두 개념을 이어야 하거나 어떤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봐야 하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는 천장의 높이가 가장 높았던 3.3미터에서 가장 좋은 성과가 있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 천장 높이가 대개 2.4미터이고, 보통회사의 사무공간이 높아야 2.7∼3미터 사이인데, 지난 50년간 노벨상 수상자 12명이 배출된 소크연구소(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소크생물학연구소, 루이스 칸 설계)는 천장 높이가 3.3미터를 약간 넘는다는 것이다. 천장 높이가 높을 때 정말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는 걸 신경 건축학 실험으로 알 수 있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분야인 신경과학과 건축학이 만나서 이런 연구 데이터를 내놓았다.
우리네 아파트는 천장 높이는 왜 2.3∼2.4미터일까? 이는 건설사와 시행사가 사업성으로 결정한 높이다. 독서실 수준의 집중도가 필요한 공간에서 대한민국의 대다수 국민이 살고 있다. 얼마나 삶이 답답하겠는가? 학교는 어떠한가? 천장 높이 2.7미터 전후가 표준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런 천장 높이 공간에서 얼마나 다양성과 창의적 교육이 이루어질까? 이 지역 연구소의 천장 높이는 얼마나 될까?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은 일반 상업용 건물에 입주해 있다. 좋은 결과물을 원하는가? 연구원들에게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적정 천장 높이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지금까지 성장 위주 정책, 공간 확보만을 위한 사업, 예산에 맞춘 행정을 했다면 이젠 공간의 특성을 고려한 건축 정책과 행정을 해야 한다. 아파트가 대한민국 주거의 기본적 형태가 된 지도 30년이 넘었다. 학교는 해방 후 지금까지 변화가 없다. 주변의 사무 공간이나 연구소들도 이젠 변해야 한다. 적당한 공간 확보는 물론 쾌적하고 창의적 환경의 천장 높이를 갖추어야 한다. 면적 확보에 한정하지 말고 면적과 체적을 함께 고려하는 공간 전략으로 바뀌어야 한다.
가로·세로만 있는 2차원 공간에서 가로·세로에 높이를 고려한 3차원의 좋은 환경을 만들도록 해야 할 때다. 아파트 천장 높이가 사업성에 묶여 고정불변처럼 된 것을 다양한 삶이 보장되는 높이의 공간이 되게 해 보자. 나라의 미래가 달린 교육 공간인 교실의 천장을 3미터 이상으로 높여 획일성에서 벗어나게 해 보자. 연구소는 3.3미터 이상으로 하여 창의적인 결과물이 많이 나오게 해보자. 천장 높이만 높인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아질 확률이 높다면 그렇게 해 보자.
선례가 없다, 예산이 많이 든다, 복잡하다 등등 안 되는 이유를 찾기 전에 이미 선진국에서 하는 것 그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사유와 실천이 요구되는 때다. 중진국 문턱을 넘지 못하고 오랫동안 머물러 있는 대한민국이 건축 공간의 작은 변화를 통해 다양성·창의성·독립성을 가진 선진 시민으로 변화되고, 선진국으로 가는 기초 역량을 키우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뇌과학자인 정재승 교수의 글에 신경과학과 건축의 만남 부분에 관한 내용은 이러하다. “천장이 높아서 창의적인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천장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실험 공간을 만들어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 천장 높이를 달리함에 따라 그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보았다. 놀랍게도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단순 문제를 풀 때는 천장 높이가 가장 낮은 2.4미터였을 때 성과가 가장 높았다. 반면 추상적인 두 개념을 이어야 하거나 어떤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봐야 하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는 천장의 높이가 가장 높았던 3.3미터에서 가장 좋은 성과가 있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 천장 높이가 대개 2.4미터이고, 보통회사의 사무공간이 높아야 2.7∼3미터 사이인데, 지난 50년간 노벨상 수상자 12명이 배출된 소크연구소(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소크생물학연구소, 루이스 칸 설계)는 천장 높이가 3.3미터를 약간 넘는다는 것이다. 천장 높이가 높을 때 정말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는 걸 신경 건축학 실험으로 알 수 있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분야인 신경과학과 건축학이 만나서 이런 연구 데이터를 내놓았다.
지금까지 성장 위주 정책, 공간 확보만을 위한 사업, 예산에 맞춘 행정을 했다면 이젠 공간의 특성을 고려한 건축 정책과 행정을 해야 한다. 아파트가 대한민국 주거의 기본적 형태가 된 지도 30년이 넘었다. 학교는 해방 후 지금까지 변화가 없다. 주변의 사무 공간이나 연구소들도 이젠 변해야 한다. 적당한 공간 확보는 물론 쾌적하고 창의적 환경의 천장 높이를 갖추어야 한다. 면적 확보에 한정하지 말고 면적과 체적을 함께 고려하는 공간 전략으로 바뀌어야 한다.
가로·세로만 있는 2차원 공간에서 가로·세로에 높이를 고려한 3차원의 좋은 환경을 만들도록 해야 할 때다. 아파트 천장 높이가 사업성에 묶여 고정불변처럼 된 것을 다양한 삶이 보장되는 높이의 공간이 되게 해 보자. 나라의 미래가 달린 교육 공간인 교실의 천장을 3미터 이상으로 높여 획일성에서 벗어나게 해 보자. 연구소는 3.3미터 이상으로 하여 창의적인 결과물이 많이 나오게 해보자. 천장 높이만 높인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아질 확률이 높다면 그렇게 해 보자.
선례가 없다, 예산이 많이 든다, 복잡하다 등등 안 되는 이유를 찾기 전에 이미 선진국에서 하는 것 그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사유와 실천이 요구되는 때다. 중진국 문턱을 넘지 못하고 오랫동안 머물러 있는 대한민국이 건축 공간의 작은 변화를 통해 다양성·창의성·독립성을 가진 선진 시민으로 변화되고, 선진국으로 가는 기초 역량을 키우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