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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시민들의 불신 이유 스스로 돌아봐야
2021년 07월 21일(수) 01:00
억울한 일이나 범죄 피해를 당한 시민들이 고소·고발을 통해 경찰 수사에 의지하기보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 혹은 언론사에 호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A학생의 부친은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풀기 위해 지난 5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유족들은 애초 지난 1일 경찰을 찾아 아들이 남긴 유서와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동영상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추가로 학생들 증언을 가져오라”는 당직 경찰관의 말에 경찰 수사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고 판단해 청원을 제기했다고 한다.

올 초 고속도로에서 수백㎞나 차량 스토킹을 당한 한 여성도 경찰서를 찾았지만, 경찰관이 ‘범죄가 안 된다’며 돌려보내자 인터넷의 어느 중고차 사이트에 사연을 올렸다. 그때서야 이 사건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고, 결국 가해 남성은 경찰의 수사로 여죄까지 밝혀져 구속됐다. 지난 6월 자신이 근무했던 광주의 한 병원에서 허위·과잉 진료가 이뤄지고 직원이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발한 의사 B씨 역시 “국민청원에 올리고, 언론 보도가 나가니까 제대로 수사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사례는 시민들의 고소·고발에 대한 경찰의 수사 태도가 미온적이고 수동적이라는 점을 말해 준다. 여기에는 올 들어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고소·고발 사건이 경찰에 몰린 것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업무가 늘어난 경찰이 애매하고 복잡한 사건을 기피하거나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 적극 나서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다른 창구를 찾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수사의 신뢰도는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찰은 그동안의 사건 처리 방식을 되돌아보고 다시 자세를 가다듬어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