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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광장-이봉수 현대계획연구소 소장] 공공임대주택
2020년 12월 14일(월) 07:00
이봉수 현대계획연구소 소장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2020년 공공임대주택을 200만 호 시대를 열 것이며, 2025년까지 240만 호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 문제를 최고 이슈라고 진단하며 한계를 넘어서는 과감한 재정 투입을 시사했다. 앞으로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늘리고 다양한 평형과 부대시설 등 질적 혁신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렇듯 양적 확대와 함께 질적 혁신을 강조했는데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정책인 것 같다.

광주시도 집값 상승과 전세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산층 이하 무주택 가구의 주거 안정을 위해 2030년까지 공공임대주택인 ‘광주형 평생주택’을1만8000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부동산 대책의 변화로 인한 지방의 투기 수요와 신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해 집값과 전월세 부담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해 투기 수요는 강력히 단속하고 서민층의 내 집 마련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한꺼번에 해결할 투 트랙 전략이다.

광주시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점을 감안해 분양주택보다는 무주택 서민을 위한 질 좋은 고급형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 서민층을 위한 주택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광주형 평생임대주택은 저렴한 임대료로 단지 내 생활기반시설과 국·공립 어린이집, 생활문화센터 등 다양한 사회간접자본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의 진행은 1단계 시범 사업을 진행한 후 최종적으로 2030년까지 1만8000가구 공급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로써 현재 광주시 전체 주택의 10.5%대인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1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광주형 평생임대주택의 우선 공급 대상은 기존의 저소득층 위주에서 중산층 이하 무주택 세대로 범위를 넓히고, 면적 역시 기존 소형평형에서 중형평형으로 확대했다. 광주시의회도 지난주 산업건설위원회에서 광주시 장기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삶의 질 향상 지원 조례안을 심사·의결해 사업 진행에 대한 분위기가 고무적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 과거 기사에 보면 서울의 초등학생 아들이 친구들에게 월세에 산다고 했더니 ‘월거지’(월세 거주자를 거지에 빗대 비하하는 은어)라고 놀리더라는 소식을 전하며 요즘 아이들은 거주 형태나 거주 아파트 브랜드로 별명을 부르고 따돌림도 시킨다고 했다. 그래서 혹여나 비뚤어지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이사까지 고려하는 부모도 있다고 한다. 초등학생 사이의 주거 차별 문제는 여전하다. 최근엔 주거 형태를 기준으로 ‘월거지’, ‘전거지’(전세 거주자를 거지에 빗대 비하하는 은어) 등으로 비하하는 은어가 유행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브랜드인 휴먼시아와 거지를 합성한 ‘휴거’라는 말도 임대주택에 사는 아이들을 차별하는 신조어다. 공공임대주택에 대해 ‘엘거’ ‘휴거’ 등의 나쁜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과거 광주도시공사도 집값 하락을 걱정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지 못한 부작용이 있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계획에서부터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중산층과 취약 계층이 함께 살 수 있는 소셜믹스 형태의 공급이 필요할 것이고, 평생 주택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품질 검사 등의 조직이나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조사 내용을 보면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로 ‘품질이 우수하고 투자 가치가 높아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아울러 친근하고 익숙하거나, 세련되거나 신뢰감이 있는 브랜드에 대한 선호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이에 비해 LH나 도시공사의 브랜드는 다른 이유들도 있겠지만 앞에서 말한 취약 계층이 사는 곳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낮지 않았나 생각된다.

많은 부분에서 제약이 있고 다양한 부분을 살펴야 하는 점에서 어렵겠지만 유명 브랜드 건설회사와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하면 어떨까 싶다. 예를 들면 ‘광주 상무○○ 광주도시공사’ 이런 식의 브랜드도 괜찮지 않을까? 대형 브랜드와 같이할 수 있고, 그 브랜드를 일정 사용할 수 있다면 이미지나 시공 능력, A/S정도는 기대하고 또 믿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단순한 생각을 해 본다.

며칠 전 뉴스에서는 빌라 전세 사기 사건으로 전국 각지에서 피해자들이 힘겹게 법정 싸움을 해 나가는 모습이 소개되었다. 하지만 이런 주거 복지적 차원의 정책이 계획되고 실현되면 전 국민이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