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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 펀드
2020년 10월 21일(수) 05:00
펀드는 크게 공모 펀드와 사모 펀드로 나뉜다. 투자금을 불특정 다수로부터 받느냐 아니면 소수(보통 50인 이하)로부터 받느냐로 구분된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 펀드는 지금까지 두 번 열풍이 분 적이 있다. 1999년 현대증권이 내놓은 바이코리아 펀드에는 4개월 만에 10조 원이 모였고 설정액이 최고 18조 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이듬해 IT버블이 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2007년에는 미래에셋이 인사이트 펀드를 출시해 순식간에 수조 원을 끌어모았다.

주식시장 호황을 타고 주식형 공모 펀드는 2008년 8월 134조 원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그해 9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펀드 손실이 속출했다. 두 번의 열풍이 손실로 이어지자 공모 펀드에 대한 인기도 시들해져 주식형 공모 펀드 설정액은 1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수익률도 연평균 2.3%로 같은 기간 정기예금 금리(2.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틈새를 사모 펀드가 파고들었다. 2015년부터 지속된 규제 완화에 저금리 기조까지 더해지면서 사모 펀드 시장은 급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사모 펀드 규모는 402조 원으로 공모펀드 258조 원을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사모 펀드는 커진 규모에 비해 불안전 판매에 대한 감독 부실과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라임 펀드와 옵티머스 펀드가 대표적이다.

환매 중단으로 각각 1조6000억 원과 5000억 원의 피해를 입힌 두 사모 펀드가 요즘 정치권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금융 사기’에 불과하다는 여당의 주장에 ‘권력형 게이트’라는 야당의 주장이 맞서면서 연일 난타전이 계속된다. 펀드에 가입한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이 등장하고 펀드 경영진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정치인들과 법조인들의 명단이 떠돌고 있다.

부(富)의 양극화 시대, 사모 펀드는 어차피 돈 있는 ‘그들만의 리그’다. 가진 자들이 사모 펀드를 놓고 벌이는 ‘쩐의 전쟁’과 금품 로비를 지켜보는 서민들의 가슴만 찢어진다. “테스 형! 사모 펀드가 왜 이래. 왜 이리 구리지?”

/장필수 제2사회부장 bung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