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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몸, 두 머리
2020년 06월 05일(금) 00:00
[김원명 광주원음방송 교무]
어느 바닷가 숲속에 머리가 둘 달린 꿩이 살고 있었다. 이 꿩은 몸은 하나였지만 각각 다른 두 개의 머리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생각도 다르고 행동도 달랐다. 이를테면 한쪽이 잘 때, 다른 한쪽은 깨어 있었다.

어느 날 한쪽이 자고 있을 때 다른 한쪽이 바다를 걷고 있었다. 그때 파도에 떠내려 온 맛있는 과일 하나를 발견했다. “혼자 먹을까? 깨워서 같이 먹을까?” 이렇게 망설이다가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우리는 같은 몸이다. 내가 혼자 먹더라도 결국은 같은 몸의 피가 되고 살이 될 텐데 자는 애를 굳이 깨워서 먹일 필요는 없겠지.” 그리고 혼자서 과일을 먹기 시작했다. 그때 다른 쪽 머리가 잠을 깨어 이쪽 머리 혼자서 과일을 먹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몹시 화를 냈다. “미안해. 하지만 우리는 한 몸이니까 나 혼자 먹어도 너한테 이로울 거야.” “뭐라고? 핑계는 좋구나.” 다른 쪽 머리는 화가 풀리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다. 이번에는 다른 쪽 머리가 깨어 있다가 바닷가에 밀려온 이상한 과일을 발견했다. 그 과일은 모양도 이상하고 냄새도 고약했다. ‘이건 독이 든 과일이 분명해. 전에 네가 나를 무시하고 맛있는 과일을 혼자 먹었지? 그리고 내게도 이로울 거라고 했지? 이번엔 내가 독이 든 과일을 먹어서 너에게 해롭게 할 테다.’ 다른 쪽 머리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그 과일을 꾸역꾸역 삼켰다. 얼마 후, 머리가 둘 달린 꿩은 배가 아파서 떼굴떼굴 구르게 되었다. “저 녀석이 아프라고 독이 든 과일을 먹었는데 나까지 아프네. 아이고 배야.” 후회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우리들 마음에는 선한 마음과 악한 마음 두 가지가 다 있다. 이것을 한 몸에서 나온 두 개의 머리로 비유한 이야기다. 둘 다 모양은 다르지만 모두 내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선한 마음’이란 나를 나날이 좋게 하는 마음이고, ‘악한 마음’은 갈수록 나를 나쁘게 하는 마음을 말한다. 우리가 선하고 악한 두 마음 가운데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그래서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박중빈 1891~1943)께서는 “한 마음이 선하면 모든 선이 이에 따라 일어나고, 한 마음이 악하면 모든 악이 이에 따라 일어나나니 그러므로 마음은 모든 선악의 근본이 되나니라”라고 했다.

선한 사람이란 그 사람에게 있는 선한 마음이 겉으로 나타난 것이고, 악한 사람이란 악한 마음이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마음공부법에 무슨 일에나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육근을 작용하고 정의는 취하고 불의를 버리라는 이름의 작업취사(作業取捨), 쉽게 말해 작업이란 영어로 ‘work’(일하다)라는 의미를 갖지만 ‘업(業)을 짓는다’는 뜻도 있다.

일이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일만을 의미하지 않고 넓은 의미로 보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사용하는 것은 다 일이다. 그 일이 나와 남이 서로 좋게 되도록 하는 선한 일이 있는가 하면 나뿐 아니라 남까지 나쁘게 하는 악한 일이 있다. 그 일 가운데 좋은 일은 취(取)하고 나쁜 일은 버려야(捨) 한다. 좋은 일을 취하면 내게 늘 복(福)이 돌아오고 나쁜 일을 취하면 죄가 돌아온다. 삶은 끝없는 선택, 취사의 연속이다.

그렇다면 잘 취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마음을 표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좁은 마음을 넓게 쓰자. 전 인류의 좁은 마음을 넓게 쓰려면 바다를 보고 성천(性天)을 기르고, 대인들의 처사를 배워야 한다. 둘째, 어두운 마음을 밝게 하자. 전 인류의 어둔 마음을 밝히려면 심천(心天)에 흑운(黑雲)이 걷히고 혜월(慧月)이 솟아야 한다. 혜월이 솟으려면 생사는 거래(去來)니 해탈(解脫)을 준비하며, 인과는 주고받는(與受)것을 알아 달게 받고 은혜의 씨앗을 심어야 한다. 셋째 악한 마음을 선하게 쓰자. 전 인류의 마음이 악해지는 원인은 탐(貪). 진(嗔). 애(愛). 만(慢). 첨곡(諂曲). 시기(猜忌). 질투(嫉妬)로 인하여 발생한다. 이런 마음의 표준을 각기 두고 산다면 콩을 심으면 콩이 나고, 팥을 심으면 팥이 나듯이 행복을 심으면 행복이 열릴 것이고 불행을 심으면 불행이 열릴 것이다. 나는 어떤 마음으로 복전(福田)을 장만할 것인지 늘 좋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