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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화평
2020년 03월 27일(금) 00:00
임형준 순천빛보라교회 담임목사
하늘과 바다와 땅 위에서 매일매일 초를 다투고 치열하고 분주하게 움직이던 세상이 갑자기 멈춰 버렸다. 나라별로 차이는 있겠으나 대부분의 국가들의 공항이 통제되어 하늘을 날아다니던 비행기들이 땅 위에 세워져 있다.

바다 위의 유람선들도 정박된 지 오래다. 길거리의 많은 사람들은 걱정과 두려움에 사로잡힌 동그란 눈만 드러낸 채 코와 입을 마스크로 가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서로를 경계하며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현재 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자유롭지 않는 수동적인 생활을 한다. 우리들은 통상 자유롭지 않는 생활을 ‘감옥’ 같다고 표현한다. 지금 세상은 코로나19로 감옥에 갇힌 일상이 되어버렸다.

영화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 앤디는 불륜에 빠진 아내와 정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는다. 두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두 배의 종신형을 받은 앤디는 사랑에 배신당하고 자유마저 속박당했으며 사회로부터 격리되었다. 그러나 감옥 속에는 또 하나의 사회가 존재한다. 탐욕스럽고 무자비한 노튼 소장과 그의 부하들이 군림하는 무법의 폐쇄 사회가 곧 쇼생크이다. 앤디는 깊은 심호흡을 한다. 몸은 감옥에 갇혀있지만 마음까지 구속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때부터 앤디는 그 속에서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화평의 마음을 가지게 된다. 화평의 마음은 두려움과 공포의 사슬에서 풀려나 영혼의 자유를 주고, 수동적인 감옥 안의 일상에서 빠져나와 능동적인 에너지를 준다.

그 후 앤디는 10년에 걸쳐 감옥 안에 훌륭한 도서관을 만들고 토미라는 좀도둑 청년에게 글을 가르쳐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딸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앤디는 하루하루 손바닥만 한 돌 공예용 망치로 쇼생크의 벽에 터널을 뚫겠다고 날마다 한 주먹씩의 돌을 뜯어낸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그는 결국 탈출하여 햇빛이 아름다운 바다로 갔다는 이야기다. 화평한 마음은 이처럼 감옥처럼 극한 고통의 현실을 뛰어넘는 기적을 가져다 준다.

성경은 화평을 환난과 역경 속에서도 좌우로 치우치지 않는 내적인 안식이며 예수님이 주신 선물로 표현하고 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한복음 14:27) 또한 인간의 범죄로 인해서 하나님과 인간의 단절된 관계가 회복되어지는 것을 화평의 관계라고 가르친다.

전 세계는 지금 전염병으로 소리 없는 전쟁이 진행 중이어서 근심과 두려움이 많다.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현실이 불안하고 답답하여 몸과 마음은 잔뜩 공포에 질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우리 모두 깊은 심호흡을 해보자. 현실은 감옥처럼 암담해도 깊은 심호흡을 통하여 마음의 무거운 짐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이 작은 것들이 중요한 것이다. 돈이 많이 없어도 할 수 있고, 거물이 아니어도 즐길 수 있다. 잠시 마음을 열면 찾을 수 있다. 눈을 감고 마음을 다스려보라. 깊은 호흡이 되면 화평하여 마음의 여유가 느껴진다. 화평을 통한 마음의 여유만이 일상의 여유를 낳는다.

말하자면 마음의 화평은 내 일상을 지켜준다. 화평은 고단하고 팍팍한 생활에 촉촉한 물을 뿌린다. 화평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다. 구체적이며, 매일 아침 눈을 비비고 일어났을 때, 우리에게 주어지는 평화를 의미한다. 평화의 삶은 작은 호흡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모든 위대함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러므로 현실의 고통을 무시하거나 외면하지 말자. 오늘이 그냥 흘러가게 하지 말고 직면하여 호흡하게 하자. 감옥에 갇혀 숨도 못 쉬고 죽어 보내는 오늘이 아니라 살려서 코끝에 호흡을 달아 보자. 호흡은 생명력이고 살아 있는 오늘은 화평한 날이다. 태양과 함께 다시 시작하는 화평한 내일은 새로움이다. 화평한 오늘은 그러므로 어제와 다르게 느끼는 날이다. 날마다 새롭다는 것은 축복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