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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사태 불개입’ 트럼프에 비난 봇물
“中에 개입 청신호 줬다”
“민주화 지지 미국 전통 저버려”
강력한 경고음 주문 잇따라
2019년 08월 15일(목) 04:50
홍콩 경찰이 13일 홍콩 국제공항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며 점거 시위에 나선 한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무력 개입 우려로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도는 홍콩 시위 사태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하듯 손 놓고 있어 거센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시위 진압을 위한 중국군의 홍콩 접경 집결로 자칫 ‘제2의 톈안먼’ 사태로 번질 수 있는 우려가 나오는데도 중국에 강력한 경고음을 내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 보루’인 미국 대통령답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미 정치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미국의 전통을 저버렸다고 질타했다. 중국의 홍콩 개입에 ‘그린 라이트’(청신호)를 주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홍콩 문제는 매우 힘든 상황이다. 매우 힘들다. 우리는 어떤 일이 생길지 지켜보겠다”며 “그러나 잘 될 거라고 확신한다. 중국을 포함해 모두에게 잘 되길 바란다”고만 말했다.

이어 트위터를 통해 “중국 정부가 병력을 홍콩과의 접경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것을 우리의 정보기관이 알려왔다”며 중국의 군대 파견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이들은 진정하고 안전하게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 중국군의 홍콩 사태 개입 가능성에 대해 “중국과 홍콩 사이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던 것과 달리 중국의 무력 진압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 발언은 충분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더욱 직접적이고 강력한 경고음을 내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르고 있다.

국무부 차관을 지낸 니콜라스 번스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 교수는 “트럼프는 홍콩 시위에서 양쪽을 다 선호한다. 용기에 찬 모습이 없다”면서 “미국이 편을 들어야 할 유일한 쪽은 홍콩 시민을 위한 민주적인 권리뿐”이라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외교정책 전문가 토머스 라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을 감싸는 듯한 태도를 도마 위에 올렸다. 그는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영토 개입의 청신호를 줬다”며 사실상 중국의 개입을 승인한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 들어 최악의 외교정책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홍콩 시위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중국을 두둔하는 태도를 나타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 집권 여당인 공화당도 홍콩 사위 사태에 대해선 대통령과 사뭇 다른 견해를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린지 그레이엄(공화)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홍콩 사태는 미·중 관계의 결정적인 순간”이라며 “톈안먼 광장 이후 30년 만에 모든 미국인은 홍콩에서 평화적인 시위자들과 함께 서 있다”고 적었다. 이어 “이 시위는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그들 요구의 도덕적 권위를 강조한다”고 말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노골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다.

짐 맥거번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위험한 언어는 오판을 초래한다”며 “베이징에 평화적인 시위대를 엄중히 단속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