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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무등산 정상부 전기 버스 운행 논란을 보면서
2019년 06월 04일(화) 04:50
얼마 전 제주 거문오름을 탐방하였다. 사전예약을 한 사람에 한해서 정해진 시간에 해설사의 안내를 받고 입산할 수 있었다. 매주 화요일은 자연휴식의 날로 탐방이 불가능하다. 탐방객 수를 철저히 제한하고 있고, 음식은 반입은 물론이고 껌을 씹어서도 안 된다. 혹여 껌과 침을 뱉어 생태환경이 훼손될 까 걱정하는 조치다. 우산을 써서도 안된다. 우산이 나뭇가지를 꺾을 수 있기 때문에 우천시에 비옷을 입고 탐방을 해야 한다. 탐방로는 대부분이 바닥에서 띄워진 데크로 연결되어, 탐방객이 땅을 딛지 않도록 하고 있다. 교육적 효과와 힐링은 기본이었고 차근차근 걸어 올라가며 각지에서 온 탐방객과의 인사 기회는 덤이었다. 유쾌한 해설사의 안내가 탐방의 즐거움을 더했다. 무엇보다 거문오름을 아껴가며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매우 귀하고 가치가 높은 곳에 와있구나 하는 생각을 절로하게 된다. 그리고 더욱 조심하게 된다.

거문오름은 2007년에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만장굴 등 용암동굴계와 연계된 특이점을 비롯하여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자연성이 주목받았던 것이다. 이것 때문에라도 제주를 더 찾고 싶어지는 것은 아닐까. 한라산, 바다, 오름, 난대림숲, 지질자원 등 다양한 자연자원이 있고, 육지에서는 절대 경험 할 수 있는 문화와 정서, 희소성과 차별성이 유혹하는 것일 것이다. 철저하게 보호받는 귀한 존재들이 제주를 제주답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광주전남에는 무등산이 있다.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 지정되고 무등산을 포함한 광주, 담양, 화순지역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면서 지역의 자긍심도 상승했다. 우리는 이 자긍심의 존재를 우리는 보호하고 아끼는 노력을 하고 있는가. 광주시와 일부 시의원 등은 무등산 정상부까지 전기버스나 승용차를 활용하여 탐방객을 쉽게 정상부에 접근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등산을 널리 알리는 방안이라 하는데 무등산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렇게라도 무등산을 알린다는 취지인건지 의아하다. 작년 기준으로 무등산은 22개 국립공원중에 탐방객수 순위로는 3위안에 있다. 장애인이나 사회약자, 취약층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전기차 운행이 필요하다고도 한다.

유원지, 휴양 위락지라면 접근성에 차별이 없어야 하지만, 보전이 목적인 국립공원 방향에서는 어긋난 의견이다. 최근 일부 단체가 세계 수영선수권 대회가 무등산을 알릴 기회라며 정상부 전기 버스 운항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기간에 한한 일시든 임시든 무등산탐방로를 차로로 활용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노폭 확대, 선형 개량, 포장 등 정비 교행, 배수, 안전 문제를 보았을 때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버스운항 불가입장을 이미 냈다. 지역활성화, 전기버스 홍보, 취약층에 대한 고려는 중요한 의제이다. 그러나 무등산 정상부까지 이어지는 전기차 혹은 차량 운항의 이유가 될 수 없다. 일시적으로 방문하는 외국인을 위해서 국립공원 관리의 기본과 원칙을 깨야 할 이유가 없다.

작년 광주 세계인권도시포럼 참석차 광주에 온 독일 손님은 개인 시간을 내여 스스로 무등산을 탐방하더니, 직접 찍은 무등산 사진과 함께 광주에 초청해준것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보내왔다. 증심사를 방문하고 중머리재 아래께까지 올랐던 것 같은데 무등산 답사를 매우 감탄해 마지않았다. 이미 무등산 접근과 탐방을 위한 기반은 충분하다. 담양, 화순까지 아우르는 무등산권지질공원, 사찰 및 가사문화권 등 문화유산, 지역의 생활 문화가 무등산, 광주전남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외지인에게 무등산권 자산을 알릴 내용이 무궁무진하다.

지금 주요하게 살펴야 할 것은 정상 군부대 이전과 복원 등 각종 시설로 훼손된 구간을 건강하게 복원하는 일이다. 또한 무등산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현 탐방객수가 과잉이 아닌지 점검해야 시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