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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규 원불교 사무국장] 시간은 최고의 재판관
2018년 06월 29일(금) 00:00
사람은 두 번 다시 똑같은 강물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합니다. 시간도 흐르는 강물과 같아서 우리 곁을 한번 스치고 지나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양과 질적인 면에서 하늘과 땅만큼 커다란 차이가 나게 됩니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28살 때 내란 음모 혐의로 체포되어, 사형 선고를 받고 형장으로 끌려가 기둥에 묶인 적이 있습니다. 이제 5분 후면 총살형이 집행되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5분이었습니다. 그리하여 형장에서 자신과 함께 사라질 동지들과의 작별 시간으로 2분, 지금까지 28년의 인생을 정리하는데 2분, 그리고 대자연을 바라보며 마지막 1분을 보내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후회하며 아쉬워했습니다. ‘이제라도 내가 세상을 더 살수만 있다면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보련만…’

그런데 그 순간 저 멀리 병사 한 명이 급히 달려와 황제의 특별 감형을 알렸습니다. 그 후 그가 수많은 대작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이 특별한 ‘5분의 시간 체험’ 덕분이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5분은 인생을 바꾸는 소중한 시간이지만 어떤 사람에게 5분은 그저 연기처럼 사라져버리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시간이란 무엇일까요? 사실 시간은 인간이 그어놓은 눈금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눈금은 과거를 가리키지도 않고, 미래를 가리키지도 않고 오직 현재만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지금 여기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축구에서도 찬스가 왔을 때 골로 결정을 내야 승리할 수 있습니다. 어렵게 얻은 찬스를 놓치면 꼭 위기가 따라오게 되어있습니다.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 못 노나니’라는 흥을 돋우는 노랫말이 있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늙어서는 하고 싶은 일도 못하게 됩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명석한 예지로 기회를 잘 포착해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인생의 성공과 실패는 그 기회를 잘 포착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법입니다. ‘기회’라는 것은 그 생김새가 이마에 털이나 있고 뒤통수는 매끈하게 생겼는데, 이것을 잡기 위해서는 정면에서 만났을 때 억센 손아귀로 그 이마의 털을 거머쥐어야만 한다고 합니다. 아차! 싶어 놓친 나머지 기회를 잡으려 하면 뒤통수가 매끈해 결코 우리의 손아귀에 들어오지 않게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시간이란 최고의 재판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선이고 악이며, 정의이고 불의인지를 시간은 공정하게 판가름해주는 명판사인 것입니다. 일시적으로 사람의 눈을 속일 수는 있겠지만 긴 호흡으로 세상을 보면 기나긴 세월의 판결은 결코 속일 수는 없는 법입니다.

의로운 자의 얼굴은 세월이 흘러가면서 더욱 뚜렷하게 주목받는 것이 만고의 변함없는 진리인 것입니다. 오래 전 읽었던 오 헨리의 ‘20년 후’라는 소설은 시간에 관한 교훈의 이야기입니다. 20년 후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한 친구 두 사람이 시간이 흘러 그 장소에서 만났을 때, 한 친구는 지명 수배된 범인이었고 한 친구는 그를 잡아야 하는 경관이었고 합니다. 세월의 시간이란 이처럼 인간을 극단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겠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간은 참으로 빠르게 흘러감을 느끼게 됩니다. 새로운 경험보다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삶 속에서 살다 보니 그렇게 느끼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어떠한 일에 관심을 두고 정성을 들이고 있습니까? 그것이 결국은 훗날 나의 모습을 만들어 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오늘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연초에 야심차게 계획했던 일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제 2018년도 그 반환점을 돌아 이제 곧 7월을 맞이합니다. 반환점에서 다시금 내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고 앞으로 가야할 목표점을 다시금 큰 호흡을 내쉬고 용기 내어 한 발 한 발 힘차게 오늘을 살아가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은 바로 ‘기회’이기에 기회를 성공으로 열매 맺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