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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규 원불교 광주교구 사무국장] 참된 지도자 만들기
2017년 04월 14일(금) 00:00
영국 리치필드에는 에드워드 존 스미스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그 앞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영국인답게 행동하라.”

그는 1912년 4월 15일 빙산에 부딪혀 충돌한 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때 어린이와 부녀자를 먼저 탈출시키고 마지막까지 조타수에 가서 조정간을 잡으며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한 타이타닉호의 선장이다. 많은 이들이 세월호참사를 지켜보면서 이 선장을 떠올렸을 것이다.

2003년 대구 중앙로역에서 192명이 사망하고 151명이 부상당한 대구지하철 참사를 기억하는가. 그때 또한 승객을 버리고 열쇠를 잠근 상태에서 확인 않고 탈출한 기장. 2014년 침몰하는 세월호 승객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방송 후 자신의 몸만 훌쩍 빠져나온 세월호 선장. 2017년 국가라는 배가 침몰하고 있음에도 ‘나는 억울하다’라고 외치는 박근혜와 그 적폐세력들. 우리가 역사를 배우고 역사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와 유사한 일들을 반성해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시대의 아픔을 개인의 일탈이나 개인의 도덕성 해이로 보기에는 너무도 많은 연결고리들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 이는 그 시대의 지도자들이 어떤 지도자인가에 따라 톱니바퀴처럼 내가 살아가는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이 시대의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이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고 싶다.

“첫째, 공부하고 경청하는 실력을 갖추십시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이들의 아첨만 듣기를 좋아하지 말고, 현실의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의견을 청취하고 본인 역시 그 문제에 대한 깊은 사유를 통해 진정한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은 평생 다양한 분야에서 방대한 책과 경험을 통해 공부했으나 또한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는 지도자였다. 경청은 자신이 알고 있어야 경청이 가능하다.

“둘째, 진정어린 신뢰성을 보여주십시오.”

1987년 북한의 금강산댐이 서울을 물바다로 만든다는 이유로 국민의 성금을 모아 건설한 평화의 댐을 기억하는가. 그 당시에는 두렵고 불안해 꼭 필요한 안보의 상징이었으나,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후안무치가 없다. 엊그제만 해도 한반도 전쟁설이 나돌며 4월27일 전쟁이 난다는 가짜뉴스가 돌았다. 지금 당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 또다시 이런 일들이 발생 돼서는 절대 안 된다.

사드가 북핵위기를 막아줄 것이라 이야기하며 배치를 서두르지만, 지나고 나면 한반도를 전쟁위기 도화선으로 몰아넣는 그런 아슬아슬하고 위험천만한 결정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신뢰는 지나놓고 보니 그 결정이 옳은 결정이라는 것을 대중이 판단할 수 있을 때 신뢰가 생기는 것이다. 또한, 잘못된 결정을 번복해도 그 결정이 옳다면 또한 신뢰가 생기는 것이다. 부디 신뢰를 잃지 않기를 당부드린다.

“마지막으로는 공익정신으로 불타십시오.”

지도자는 개인의 이익이나 안위를 걱정하는 사람이 아니다. 지도자는 조직과 단체를 성장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공적 행복을 창출해야 할 사명감이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이를 위해 자신의 모든 역량을 바치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사사로운 이익을 탐하거나, 주변의 이익만을 대변하여 균형을 잃어버린다든지,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을 지나치게 반영하여 공익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 선공후사(先公後私)와 지공무사(至公無私)를 표준으로 해 나아갈 때 더 큰 지도자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세월호의 아픔이 남긴 유산이 바로 이런 지도자를 찾도록 하자는 것이며, 촛불과 민심이 그 유산을 받아 역사를 이루어내었다. 하지만 그 역사는 지금 진행중이다.

참된 지도자는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참된 지도자를 원할 때 참된 지도자가 탄생하는 것이다. 부디 다음 우리나라의 지도자가 되실 분은 이런 세 가지 조건을 갖추 분이길 바라고 또한 나아가서 우리 스스로 어디에선가 지도자가 될 때 세 가지 조건을 마음속에 품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