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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묵 선덕사 주지]훌륭한 정치인의 기준
2017년 04월 07일(금) 00:00
전두환씨 부부가 회고록을 통해 과거의 잘못을 참회하기는커녕 오히려 광주민주항쟁을 왜곡하고,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하여 빈축을 사고 있다. 후안무치하다.

광주의 1980년 5월은 4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아물지 않은 현재의 상처이다. 그 때의 이야기가 나오면 사람들은 지금도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두근거린다. 유가족 뿐만 아니라 당시 광주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80년 5월은 지워지지 않은 트라우마로 있다. 저 트라우마는 가해자들의 진실한 사과가 있어야 조금씩 조금씩 녹아내릴 수 있을텐데, 오히려 상처를 덧내는 꼴이라니.

전두환씨도 그렇지만, 제대로 검증되고 감시되지 않는 권력은 결국 부패한다는 것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으로 다시금 증명됐다. 헌정사상 첫 탄핵으로 치러지게 된 대통령 선거, 촛불과 태극기로 갈라진 민심을 화합시킬 수 있고, 정치 경제적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사람인지 후보자의 바른 검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다. 어떤 말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검증 지점이리라.

“거짓말을 하지 않고 진실을 말하며, 정직하고 참되며, 믿을만하고 세상을 속이지 않는다오. 험담을 하지 않고 험담을 삼가며, 이들에게 들은 것을 저들에게 알려 갈등하게 하지 않는다오. 나쁜 말을 하지 않고, 부드럽고 듣기 좋고 사랑이 넘치며 유쾌하고 정중한, 누구나 좋아하고 누구나 즐거워하는 그런 이야기를 한다오.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으며, 때에 맞는 말, 진실한 말, 의미 있는 말, 이치에 맞는 말, 규범에 맞는 말을 시의 적절하게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의미를 갖추어 새겨듣게 말한다오.”(갈망하는 마음의 소멸 큰경)

궤변이라 할 만큼 현란하게 말을 바꾸고, 네거티브에 열중하는 정치인을 국민은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실수는 떳떳이 인정하고, 상대 후보의 훌륭한 점은 칭찬해주는 용기와 아량이 큰 정치인은 시간이 갈수록 빛나게 된다.

붓다는 정부의 우두머리, 즉 왕과 관리들이 부패하고 공정치 않으면 온 나라가 부패하고, 타락하고, 불행해진다고 했다. 붓다가 가르친 왕의 열 가지 의무(十王法)를 통해 정치인의 덕목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자선(布施)이다. 정치인과 고위관료는 부와 재산에 열망을 품거나 집착해서는 안 되며, 국민의 복지를 위해 분배하여야 한다. 둘째로 훌륭한 도덕성(持戒)이다. 생명을 파괴한다던가, 속이거나, 훔치거나, 남을 착취하거나, 간통을 범하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맑은 정신을 해치는 음료를 마시는 등의 짓을 결코 하지 않는다.

셋째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고 기꺼이 희생하는 것이다(永捨). 정치인과 고위관료는 국민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모든 개인적 안락과 명예와 명성 그리고 심지어는 자기 목숨까지도 포기할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넷째는 정직과 성실(正直)이다. 법을 시행할 때 두려움이나 편애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의도가 솔직해야하며 대중을 속이지 않아야 한다.

다섯째는 친절과 온화함(柔和)이다. 지도자는 관용의 성품을 지녀야 한다. 여섯째는 엄격한 생활습관(苦行)이다. 소박한 생활을 하며, 사치를 탐하지 않아야 한다. 지도자는 자기 억제를 해야 한다. 일곱째는 미움, 악의, 적의로부터 벗어나는 것(無忿)이다. 지도자는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미워하는 마음을 품지 말아야 한다.

여덟째는 비폭력(不害)이다. 정치인과 고위관료는 아무에게도 해를 입히지 않아야 할 뿐만 아니라 전쟁, 그리고 폭력과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것을 피하고 막아서 평화를 증진해야 한다. 아홉째는 인내, 견딤, 포용력, 이해심(忍慾)이다. 지도자는 역경과 어려움 그리고 모욕을, 성품을 상하지 말고 기꺼이 참아낼 수 있어야 한다.

열째는 국민의 뜻에 어긋나지 않으며, 국민의 이익을 가로막지 않는 것(不相違)이다. 민심을 존중하고, 국민의 복지를 어떻게든 가로막지 않아야 한다. 달리 말하자면 정치인과 고위관료는 국민과 화합해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27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정치 지도자의 국가 운영 윤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누가 이 윤리에 가장 부합하는가? 꼼꼼히 챙겨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