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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보궐선거, 광주 민심은 …
임 동 욱
서울취재본부 정치부장
2015년 02월 25일(수) 00:00
설 연휴가 지나자 여야는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번 보선은 내년 총선 이전에 치러지는 유일한 선거여서 민심의 흐름을 진단하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 3년차의 정국 운영 주도권이 걸려 있다는 점에서 여야에게는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보궐선거 결과가 새로이 출범한 여야 지도부의 입지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이번 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세 지역(경기 성남중원, 서울 관악을, 광주 서구을)은 모두 야권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 야권 분열이 가시화되면서 전반적인 판세가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평가다. 결국 작은 차이가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여야 모두 기선 잡기에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 결과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 민심을 알아보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여 지역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야는 서구을 보궐선거를 놓고 동상이몽식의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민심이 녹록지 않지만 내심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 결과가 새정치연합의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자연스레 전통적 지지층 결집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궐선거 특성상 투표율이 낮다는 점에서 경선 과정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조직 기반이 탄탄한 새정치연합 후보가 낙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제2의 이정현’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7·30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이정현 후보가 견고했던 지역주의 벽을 깨고 당선됐듯이 광주에서도 기적을 이루겠다는 속내다. 새정치연합에 대한 광주의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후보만 잘 내세운다면 가능성도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새누리당은 서구을 지역 유권자의 표심을 견인할 수 있는 거물급 후보 공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의당과 국민모임, 옛 통합진보당 등 군소 야당은 후보단일화를 통해 야권의 심장인 광주에서 야권 재편의 단초를 만들겠다는 움직임이다. 야권 단일 후보로 호남의 기득권 정당인 새정치연합의 독점 구도를 깨겠다는 의도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최근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을 제외한 야당 세력과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연대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재야세력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도 범시민 통합후보 추대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처럼 정치권이 광주 서구 을 보궐 선거를 앞두고 셈법이 분주하지만 정작 민심은 냉랭하다. 새정치연합에 대한 전반적인 민심은 ‘냉소’ 그 자체다. 광주 민심에 걸 맞는 변화와 혁신의 비전이 나오지 않은데 대한 실망감과 호남 정치권의 초라한 현주소에 대한 박탈감도 크다는 얘기다.

거론되는 후보군도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좀처럼 분위기가 뜨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순천·곡성 보궐선거와 새정치연합의 2·8 전대 당권 경선처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광주의 반란’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면서도 ‘아직 멀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대통합을 외면하는 박근혜 정부에 실망감이 큰데다 새누리당의 호남에 대한 진정성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데 있다.

정부의 호남고속철 노선 논란 야기, 새누리당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처리 반대 등이 호남 차별로 비화되면서 지역적 반발이 큰 상황이다. 광주와 호남에 대한 진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제2의 이정현’은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시민사회와 군소 야당의 ‘단일후보론’에 대해서는 일단 ‘관망적 자세’가 읽힌다. 변화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과연 현실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인지 회의적 반응도 적지 않다. 광주 민심을 잡을 수 있는 감동적인 후보 단일화와 혁신을 상징할 수 있는 후보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광주 민심이 마음 줄 곳을 찾지 못하면서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판세의 가변성도 커지고 있다. 일단 선거 결과가 새정치연합 후보의 완승으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차기 총선에서의 물갈이 등 정치 지형 변화도 점쳐진다. 사실상 새정치연합에 대한 광주 민심의 심판으로 읽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새정치연합의 패배라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야권 전체에 미치는 후폭풍은 가늠할 수 없을 것이다. 차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광주 민심이 어떠한 선택으로 정치 흐름을 만들어 낼 것인지 주목되는 이유다.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