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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이 보는 JB금융의 광주은행 인수
최 재 호
경제부장
2014년 01월 08일(수) 00:00
광주·전남 시도민의 손으로 창립한 광주은행이 전북을 기반으로 한 JB금융 품에 안겼다. 지난달 31일 광주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JB금융이 선정되면서 광주은행의 지역자본 인수가 물거품 됐다.

JB금융은 5000억 원에 달하는 입찰가를 써내 신한금융과 부산의 BS금융이 제시한 3000억 원 이내와 큰 차이를 보이며, 광주은행을 인수하게 됐다. 전북은행은 지난 2010년 우리금융 1차 민영화 당시 광주은행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실패했고, 이후 절치부심 우리캐피탈 인수와 함께 지난 7월 서남권 최초 금융지주로 성장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뜻을 이루게 된 것이다.

JB금융이 경쟁후보보다 2000억 원 이상 높은 가격을 써낸 것은 광주은행을 반드시 품어야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JB금융은 광주은행을 인수함으로써 35조 원 규모의 호남 최대 금융그룹으로써 서남권 대표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지방은행 자산규모 2위인 대구의 DGB금융지주(37조 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JB금융은 인수 뒤 투뱅크(Two- Bank) 체제를 천명하고 있다. 또 광주은행의 경우 JB금융지주와 중복 점포가 없어 고용 승계와 독립적 지배구조를 통해 조직 안정을 꾀할 수 있어 광주은행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자신하고 있다.

김한 JB금융 회장도 “광주은행이 46년간 지역에서 사랑을 받아 온 은행으로서 지역의 자금 역외유출과 지역투자 감소라는 우려에 대해 알고 있다. 하지만 광주은행 증자에 지역민이 참여토록 배려하고, 광주은행 직원 고용을 100% 승계할 것이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JB금융의 광주은행 인수에 대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은 된다’는 분석이 나오는 데도 광주·전남 시도민은 왜 허탈해 하고 있는가. 이는 지역민의 손으로 창립한 광주은행을 전북에 넘겨줬다는 자괴감과 함께 규모가 적은 전북은행이 광주은행을 인수했다는 정서적인 박탈감이 저간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경제에 미칠 악영향에도 우려가 적지 않다.

우선 JB금융이 투뱅크(Two- Babk) 체제를 약속했지만 이는 인수자 입장에서 피인수 은행의 합병에 대한 저항감을 의식한 제스처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현실적으로 합병 시너지를 누리기 위해서는 시스템 통합이 진행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 JB금융이 광주은행과 지역민을 위한 배려를 천명하고 있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점에서 곧이 들을 사람은 많지 않다. 일방적이고 독선적으로 경영하면서 자금의 역외유출 등을 당연시한다면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가로막히게 되고, 지역 지방대생들의 고용 창출 감소 등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셋째 JB금융이 광주은행을 인수해 몸집을 더욱 불리게 됐지만 리스크 요인은 더욱 커진 셈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것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이제 광주은행 인수는 현실이 됐다. 인수에 따른 갑론을박보다는 광주은행 리스크 관리와 지역경제가 감당해야 할 손실을 줄이는 대안 마련이 시급한 때다.

물론 광주은행 지역자본 인수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7일 우리금융지주가 이사회를 열어 매각에 따른 세금 감면 혜택의 조세특례제한법이 국회에서 개정되지 않으면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매각이 중단될 수 있도록 분할계획서를 변경했다.

이는 매각이 중단되지 않아도 적격 분할로 인정되지 않으면 경남·광주은행 분할을 백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지방은행을 분리할 때 우리금융에 부과되는 세금 6500여억 원을 감면토록 하는 조세특례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매각이 무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조특법 관련 사항을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만약 매각이 불발되면 지역에서 전열을 재정비해 인수에 다시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지역민만의 기대일 수 있으나 만일을 위해 대비할 필요는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 등 각급 기관과 정치권, 광주상공회의소, 지역 기업들은 진행의 추이를 지켜보며 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중지를 마련해야 한다. 만에 하나가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