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전기모델, 지역 산업지도 바꾼다 - 손경종 조선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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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원 전기모델, 지역 산업지도 바꾼다 - 손경종 조선대 특임교수
2026년 03월 13일(금) 00:20
대한민국 산업 지형이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데이터센터와 같은 첨단 산업은 과거 어느 산업보다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이제 산업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력만이 아니라 ‘전력 경쟁력’이다. 전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얼마나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지가 곧 기업 투자 결정의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 전기요금은 kWh당 평균 170~180원 수준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지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검토하는 요소가 전력비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경쟁력 있는 수준이라 보기 어렵다. 특히 반도체,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전력 다소비 산업에서는 전력비가 전체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전기요금은 곧 투자 결정의 핵심 변수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남과 광주지역에서 논의되고 있는 ‘RE100 산업단지와 kWh당 100원 전기요금 모델’은 매우 의미 있는 전략적 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기반으로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기업들에게 kWh당 100원 수준의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한 요금 인하 정책이 아니라 기존 한전 중심의 중앙집중형 전력공급 체계를 재생에너지 기반 분산형 전력망으로 전환하려는 새로운 전력 생태계 전략이다.

전남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풍부한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가진 지역이다. 넓은 부지, 높은 일사량, 해상풍력 잠재력 등은 세계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조건이다. 이러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산업과 직접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전력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동시에 RE100을 요구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요구에도 부합할 수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은 앞으로 국가 경제의 핵심 산업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산업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산업단지가 아니라 품질 좋은 전력과 저렴한 전기요금이다. 이러한 조건을 갖춘 지역은 결국 글로벌 기업 투자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갖게 된다.

전남과 광주는 지금 그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분산형 전력망,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그리고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결합한 새로운 전력 공급 구조를 구축한다면 산업용 전기요금 100원 시대도 결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에너지 전략이 단순한 전력 정책을 넘어 지역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저렴하고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공급 체계는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첨단 제조 산업을 동시에 끌어들이는 강력한 산업 인프라가 된다. 결국 이는 전남과 광주를 대한민국 남부권 신산업 수도로 도약시키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다.

세계는 지금 ‘에너지 기반 산업 경쟁’ 시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동 국가들이 막대한 재생에너지 투자를 통해 첨단 산업을 유치하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전남과 광주 역시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대한민국 산업 지형을 새롭게 바꾸는 중심지가 될 수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속도와 실행이다.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공급 생태계를 구축하고 RE100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산업 경쟁력을 위한 필수 전략이다. 전남과 광주가 이러한 변화의 선두에 서서 남부권 신산업 수도를 만들어가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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