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꿈꾸는 마을기업…마을엔 웃음꽃, 미래엔 희망꽃
마을·주민·의미 살리는 광주·전남 마을기업들의 새해
영광 차량 이동장터 ‘동락점빵’…주1회 마을 찾아 안부 묻고
광주 서구 ‘한누리꽃담’…이주여성 공동 육아·커뮤니티 형성
진도 농산물 영농조합…교육·환경 정화·수출 등 판로 확대도
영광 차량 이동장터 ‘동락점빵’…주1회 마을 찾아 안부 묻고
광주 서구 ‘한누리꽃담’…이주여성 공동 육아·커뮤니티 형성
진도 농산물 영농조합…교육·환경 정화·수출 등 판로 확대도
![]() 영광군 묘량면의 마을기업 ‘동락점빵’을 책임지는 김동광 사회복지사(왼쪽)<마을기업 제공> |
설 명절을 앞두고 광주·전남 지역 마을기업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희망찬 한 해를 준비하고 있다. 인구 소멸과 고령화라는 위기 속에서도 이들은 “함께 가면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공동체를 일궈왔다. 적막했던 시골에서 웃음소리가 되살아나고, 이주민들이 당당한 이웃으로 자리 잡는 변화. 마을기업들이 만들어가는 희망의 이야기다.
◇마트 없는 농촌의 ‘오아시스’=“어르신, 오늘은 뭐가 필요하세요?”
영광군 묘량면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일주일에 한 번, 구불구불한 마을길을 누비며 어르신들께 생필품을 전하는 차량형 이동장터 ‘동락점빵’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곤 한다.
동락점빵은 영광군 묘량면 주민 429명으로 구성된 마을기업 ‘동락점빵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사업이다. 2011년 여민동락공동체 소속 세 가정이 귀촌한 후 마을 유일한 소매점이 사라지자 “직접 어르신들을 위한 잡화점을 만들자”며 나선 것을 시작으로, 2014년 전남도 1호 사회적 협동조합까지 세우고 사업을 이어 왔다.
동락점빵은 이곳 주민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 세상과 만나는 창구이자 안부를 나누는 따뜻한 이웃이자 손님이 됐다. 동락점빵의 이동장터 모델은 서울 희망제작소 사회가치 투자대회 1등, 2022년 우수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며 이미 전국적 모범 사례가 됐다.
동락점빵을 이끄는 사회복지사 김동광(37)씨는 “이동장터는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정서적 교류를 이어가는 복지 현장”이라며 “어르신들은 물건 구매보다 방문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씨의 새해 목표는 자신들을 중심으로 지역의 경제 생태계를 새로 만드는 것이다. 김씨는 “이동장터가 사회적 경제와 복지가 결합된 새로운 모델임을 입증하고 싶다. 인구가 줄고 일자리가 부족한 농촌에서도 지역 내 자립적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올해 목표를 전했다.
◇이주여성과 함께 꽃 피는 상생 일터=이주 여성들이 모여 화환을 만들어 판매하고, 지역에 다문화 음식도 전파하고, 서로의 아이도 함께 돌봐주고.
광주시 서구 금호동의 마을기업 ‘한누리꽃담’은 이주여성들의 자립과 공동 육아, 커뮤니티 형성까지 해결해 주는 특별한 공동체로 자리잡았다.
한누리꽃담은 이주 여성들끼리 모여 아이들이 유치원에 간 시간대에 함께 일하고, 사업장 내에 공동 육아 등 활동을 하고 있다. 아이 키우면서 하기에 적합하고,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으며, 체험 활동도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주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6년 중국 이주 여성 7명이 꾸린 것을 시작으로 10년간 한누리꽃담을 거쳐 간 이주 여성은 베트남 등 30여명에 이르며 교육을 거쳐 상당수가 취·창업에 성공했다. 모인 수익으로는 누적 2000여만원을 기부하며 지역사회에도 기여했다고 한다.
장춘화(여·50) 한누리꽃담 대표는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일자리 구하기가 상당히 힘들었다”며 “친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아이가 아프면 식당 일도 가기 쉽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장 대표는 올해도 이주 여성들이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지속 제공해 그들의 자존감을 회복시켜 주고 자립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꿈이다. 장 대표는 “자녀들에게 우리 엄마가 당당하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주 여성들이 이 땅에서 같이 화합하며 봉사도 하는 같은 이웃이라는 인식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역 특산물 살리고 ‘농가 소득’ 올리고=진도군의 마을기업 ‘진도군 산들바람작목반 영농조합법인’(이하 법인)은 올해도 지역 농산물 경쟁력을 높이고 농가 상생을 실현하겠다는 각오다.
올해로 15년째 활동 중인 이 법인은 ‘농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농촌의 수입 증대에 힘을 쏟고 있다.
고령화된 농민들이 농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주력 품목을 건나물에서 재배하기 쉬운 유기농 잡곡으로 바꾸고, 농업인들을 위한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10년 사이 진도 지역 내 농산물 폐기 사례를 줄이는 데도 노력을 기울였다.
그 덕분에 지난해만 해도 400여곳에 달하는 농가와 협력해 한 해 38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현재는 국내를 넘어 싱가포르, 중국,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미국, 러시아 등 해외 시장에 수출하는 등 판로를 넓히고 있다고 한다.
고우판(49) 법인 대표는 “군 제대 후 30년 가까이 농사를 지으며 농산물이 수요 변동에 따라 폐기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껴서 만든 기업”이라며 “농촌이 소멸하지 않고 경쟁력을 갖춘 사업으로 이어지는 것이 꿈이자 목표”라고 했다.
이어 “최근 기후변화로 수해 등을 겪으면서 농업인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농업 특성상 회복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고 수입도 불안정해 신규 농업인들의 정착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신규 농업인들이 어려움 없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 지역 농업 발전을 함께 이끌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영광군 묘량면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일주일에 한 번, 구불구불한 마을길을 누비며 어르신들께 생필품을 전하는 차량형 이동장터 ‘동락점빵’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곤 한다.
동락점빵은 영광군 묘량면 주민 429명으로 구성된 마을기업 ‘동락점빵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사업이다. 2011년 여민동락공동체 소속 세 가정이 귀촌한 후 마을 유일한 소매점이 사라지자 “직접 어르신들을 위한 잡화점을 만들자”며 나선 것을 시작으로, 2014년 전남도 1호 사회적 협동조합까지 세우고 사업을 이어 왔다.
동락점빵을 이끄는 사회복지사 김동광(37)씨는 “이동장터는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정서적 교류를 이어가는 복지 현장”이라며 “어르신들은 물건 구매보다 방문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씨의 새해 목표는 자신들을 중심으로 지역의 경제 생태계를 새로 만드는 것이다. 김씨는 “이동장터가 사회적 경제와 복지가 결합된 새로운 모델임을 입증하고 싶다. 인구가 줄고 일자리가 부족한 농촌에서도 지역 내 자립적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올해 목표를 전했다.
![]() 광주시 서구 마을기업 ‘한누리꽃담’을 운영하는 이주여성들. <마을기업 제공> |
광주시 서구 금호동의 마을기업 ‘한누리꽃담’은 이주여성들의 자립과 공동 육아, 커뮤니티 형성까지 해결해 주는 특별한 공동체로 자리잡았다.
한누리꽃담은 이주 여성들끼리 모여 아이들이 유치원에 간 시간대에 함께 일하고, 사업장 내에 공동 육아 등 활동을 하고 있다. 아이 키우면서 하기에 적합하고,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으며, 체험 활동도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주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6년 중국 이주 여성 7명이 꾸린 것을 시작으로 10년간 한누리꽃담을 거쳐 간 이주 여성은 베트남 등 30여명에 이르며 교육을 거쳐 상당수가 취·창업에 성공했다. 모인 수익으로는 누적 2000여만원을 기부하며 지역사회에도 기여했다고 한다.
장춘화(여·50) 한누리꽃담 대표는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일자리 구하기가 상당히 힘들었다”며 “친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아이가 아프면 식당 일도 가기 쉽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장 대표는 올해도 이주 여성들이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지속 제공해 그들의 자존감을 회복시켜 주고 자립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꿈이다. 장 대표는 “자녀들에게 우리 엄마가 당당하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주 여성들이 이 땅에서 같이 화합하며 봉사도 하는 같은 이웃이라는 인식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역 특산물 살리고 ‘농가 소득’ 올리고=진도군의 마을기업 ‘진도군 산들바람작목반 영농조합법인’(이하 법인)은 올해도 지역 농산물 경쟁력을 높이고 농가 상생을 실현하겠다는 각오다.
올해로 15년째 활동 중인 이 법인은 ‘농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농촌의 수입 증대에 힘을 쏟고 있다.
고령화된 농민들이 농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주력 품목을 건나물에서 재배하기 쉬운 유기농 잡곡으로 바꾸고, 농업인들을 위한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10년 사이 진도 지역 내 농산물 폐기 사례를 줄이는 데도 노력을 기울였다.
그 덕분에 지난해만 해도 400여곳에 달하는 농가와 협력해 한 해 38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현재는 국내를 넘어 싱가포르, 중국,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미국, 러시아 등 해외 시장에 수출하는 등 판로를 넓히고 있다고 한다.
고우판(49) 법인 대표는 “군 제대 후 30년 가까이 농사를 지으며 농산물이 수요 변동에 따라 폐기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껴서 만든 기업”이라며 “농촌이 소멸하지 않고 경쟁력을 갖춘 사업으로 이어지는 것이 꿈이자 목표”라고 했다.
이어 “최근 기후변화로 수해 등을 겪으면서 농업인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농업 특성상 회복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고 수입도 불안정해 신규 농업인들의 정착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신규 농업인들이 어려움 없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 지역 농업 발전을 함께 이끌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