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법, 행안위서 재정지원 특례 크게 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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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통합법, 행안위서 재정지원 특례 크게 퇴보
부처 논리에 밀려 더불어민주당 당론안 ‘보통교부세 25% 가산’ 삭제
‘지원을 하여야 한다’ 의무형 문구에도 구체적 수치 없어 실효성 논란
AI·에너지 등 미래 산업 조항 보강은 성과… ‘장관 동의’ 문턱 넘어야
2026년 02월 13일(금) 00:27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고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

이번 법안 통과로 광주시와 전남도가 하나의 통합 지방정부로 나아가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으나, 핵심 쟁점인 재정 보장과 사무 이양의 강제성이 대폭 후퇴하면서 ‘선언적 법안’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핵심 특례 조항인 ‘재원의 영구적이고 구체적인 보장’은 법안에 담기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하 행안위)는 12일 밤 10시께 전체회의를 열고 지역 정가의 최대 현안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 대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통과된 특별법 대안은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한 한병도 의원안을 비롯해 정준호·용혜인·서왕진·신정훈 의원이 발의한 5건의 법률안을 통합·조정한 결과물이다. 총 413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 대안은 당초 민주당 안보다 28개 조항이 늘어났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했던 강력한 재정 보장책과 중앙정부의 사무 이양 의무가 정부 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크게 퇴보했다.

보통교부세 특례 조항의 경우 당초 민주당 당론안 제44조는 통합 후 10년 동안 보통교부세를 산정할 때 기준재정수요액의 ‘100분의 25를 가산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산식을 명시했다. 이는 기획재정부의 재량권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강력한 영구적 보장책이었으나, 대안 제117조에서는 ‘25% 가산’이라는 명확한 수치가 빠졌다. 법안은 “국가는 행정·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무형 문구는 남겨두었으나, 얼마나 지원할지에 대한 기준이 사라졌다.

사실상 지원 규모를 정부의 예산 편성 재량에 맡긴 셈이어서, 향후 중앙정부의 논리에 따라 지원금이 축소되더라도 법적으로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게 됐다.

국무총리 소속 지원위원회 역시 5년 한시 조직으로 규정돼 장기적 지원 체계에 한계를 드러냈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넘겨받는 ‘특별지방행정기관 사무 이관’ 조항도 후퇴했다.

원안은 ‘우선적으로 이양해야 한다’는 강제성을 띄었으나, 대안 제19조에서는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이관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으로 바뀌었다.

다만 통합 과정에서 기초자치단체의 권한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제10조에 ‘통합 전 시·군 권한 유지 및 불이익 금지’를 명문화한 점은 성과다. 사무 배분 시 시·군·구가 우선 처리하도록 원칙을 세워 자치권을 두텁게 보호했다.

대안 제2조에 ‘광역생활권’ 개념을 명문화하고 제7조에 ‘정부 직할’ 지위를 명시하는 등 법적 정체성은 강화됐다.

반면 입법 반영을 요청하는 절차에서 ‘의회 재적 3분의 2 이상 동의’라는 높은 문턱이 신설되면서, 통합특별시의 독자적인 법 개정 추진력은 다소 제약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미래와 직결되는 신산업 조항들은 구체화 됐다.

대안은 제102조(인공지능산업 육성 및 지원)와 제103조(국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를 통해 광주시가 추진해 온 AI 집적단지를 국가적 과제로 격상시켰다.

전남도의 강점인 에너지 산업 또한 제105조(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 조성)와 제108조(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를 통해 구체적인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분산에너지 특례는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 내에서 직접 거래할 수 있는 혜택을 담고 있어, 에너지 기업 유치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당론안보다 조항 수가 28개 늘어난 것은 제37조(인사청문회) 등 민주적 통제 절차와 제17조(자치분권심의위원회) 등 기초지자체 권한 보호 장치가 대폭 보강됐기 때문이다.

이밖에 제67조(영재학교 설립) 등 일부 핵심 특례 조항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 또는 동의’ 절차가 삽입되면서, 통합특별시장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공간은 원안보다 좁아졌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법안의 완성도와 심사 절차를 둘러싼 의원들의 매서운 비판이 쏟아졌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상당수 법안이 부처 의견 조회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사가 강행됐다”며 소수 정당과 주민 소통이 배제된 심사 방식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재정 지원의 실효성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은 “통합 과정에서 자치구의 재정 자립 방안이 필수적”이라며 “조정교부금이 아닌 보통교부세를 자치구에 직접 교부하는 방안을 부대 의견으로라도 명시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측은 “자치구는 시·군에 비해 세목이 적어 산정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으나, 신정훈 위원장은 “통합특별시의 자치구는 일반 광역시와 환경이 다르다”며 자치권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압박했다.

회의를 마무리하며 신정훈 위원장은 “통합특별시의 국비 지원과 재정 원칙이 명확히 담기지 않았고, 자치구의 실질적 자치권 보장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 법안이 충분히 다듬어졌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국무총리실 산하 후속 대응 TF를 조속히 구성해 누락된 사안들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대구경북 통합특별시와 충남대전 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 대안도 함께 가결됐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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