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사러 갔다가 5시간 대기…특정 업체 ‘몰아주기’ 논란
  전체메뉴
교복 사러 갔다가 5시간 대기…특정 업체 ‘몰아주기’ 논란
광산구 보문·수완고 등 4곳, 단일 업체 지정에 1100명 ‘우르르’
3억대 물량 독점에 학부모들 “특혜 의혹”…개학 전 수령 불투명
2026년 01월 25일(일) 18:15
22일 오후 1시께 광산구 신가동에 있는 A 교복업체 매장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교복사이즈를 측정하기 위해 번호표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5시간 이상 대기하고 있다.
광주시 광산구 지역 4개 고등학교가 2026학년도 신입생들의 교복과 체육복 구매처를 특정 업체 한 곳으로만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수백 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비좁은 매장에서 장시간 대기하거나 헛걸음을 반복하는 등 ‘교복 대란’이 빚어진 것이다.

특히 3억 원이 넘는 대규모 물량이 한 업체에 집중된 배경을 두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행정 편의주의를 넘어선 특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25일 광주지역 학부모들에 따르면 보문고·수완고·명진고·진흥고 등 4개 고등학교는 최근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2026학년도 신입생 교복은 광산구 신가동 소재 A업체, 체육복은 서구 농성동 B업체에서 공동구매 방식으로 일괄 구입하라고 안내했다.

해당 4개교의 신입생 규모는 약 1100명으로, 1인당 교복·체육복 구매 비용(33만 2500여 원)을 단순 합산해도 총사업비가 3억 원을 훌쩍 넘는 규모다.

문제는 대규모 인원이 불과 나흘(22~25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특정 업체 한 곳으로 몰리면서 발생했다. 교복 매장이 위치한 곳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진 곳인 데다, 25평(약 82㎡) 남짓한 협소한 공간에 오후 1시 무렵 이미 200여 명의 인파가 몰려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아수라장이 연출됐다.

현장을 찾은 학부모들은 “번호표도 없이 5시간을 기다렸지만, 결국 치수도 재지 못하고 돌아왔다”, “사람이 너무 많아 줄을 서는 것조차 불가능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더욱이 남녀 학생들이 뒤엉켜 비좁은 탈의실을 오가는 민망한 상황이 반복되자 학부모들의 고성이 오가는 등 항의가 빗발쳤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학교 측이 요구한 ‘개학식 교복 착용 등교’ 조건을 맞추려면 제작 기간 40일을 확보해야 해 일정이 촉박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학교와 업체의 일방적인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학부모 C(45·여·수완동)씨는 “맞춤 정장도 아니고 기성품을 체형에 맞춰 입는 방식인데 굳이 한 곳만 지정해 대란을 자초했는지 의문”이라며 “중학교처럼 업체가 학교를 방문해 일괄 측정하거나, 최소한 학교별로 방문 일자를 분산시키는 융통성조차 없었다”고 성토했다.

학교 측은 “학교운영위원회의 적법한 심의 절차를 거쳐 공동구매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학부모들은 거액의 물량을 한 곳에 몰아준 구조 자체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학부모 D(52·남·어룡동)씨는 “수억 원대 이권이 걸린 사업을 특정 업체 한 곳이 독점하도록 한 것은 단순한 졸속 행정을 넘어 비위 행위나 유착 의혹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 역시 “개별 학교의 결정이라 하더라도 대규모 물량 쏠림으로 인한 현장의 혼란이 명백한 상황에서 광주시교육청이 관리·감독 책임을 방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치수 측정 첫날인 지난 22일, 해당 매장을 방문한 학생 중 불과 50여 명만이 측정을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와 같은 혼잡이 지속될 경우, 상당수 신입생이 개학일인 3월 초까지 교복을 수령하지 못해 사복을 입고 등교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최승렬 기자 srchoi@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