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보고 생각하다, 소설과 영화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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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소설영화독본’ 2026 상반기 프로그램 공개…21일 ‘전쟁과 평화’
2026년 01월 10일(토) 17:05
피터 웨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스틸컷.
소설과 영화는 모두 허구의 이야기다. 그러나 그 허구는 종종 현실보다 더 날카롭게 삶의 본질을 비춘다. 책장을 넘기고 스크린을 바라보는 동안 우리는 누군가의 삶을 따라가며 미처 살아보지 못한 선택과 감정,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원작 소설을 읽고 이를 영화로 감상한 뒤 토론하는 인문학 모임 ‘20세기소설영화독본’이 2026년 상반기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지난 2009년 1월 첫 모임 이후 18년간 이어져온 ‘20세기소설영화독본’(대표 조대영·소설영화독본)은 소설과 영화를 함께 비교·감상하며 작품의 주제와 시대적 의미를 살펴보는 인문학모임이다. 모임은 오는 21일부터 격주 수요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광주극장 뒤편 ‘영화의 집’에서 열린다. 참석 희망자는 미리 책을 읽고 영화의 집을 방문하면 된다.

상반기 첫 작품은 21일에 만나는 ‘전쟁과 평화’다. 톨스토이의 대표작인 이 소설은 나폴레옹 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전쟁이 개인의 삶과 관계, 윤리에 어떤 균열을 남기는지를 집요하게 따라간다. 킹 비더 감독의 1956년작 영화는 방대한 원작의 서사를 주요 인물 중심으로 압축해 전쟁과 일상의 대비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대규모 전투 장면과 개인의 감정선을 병치하며 원작의 문제의식을 영상 언어로 옮겼다.

2월 4일에는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소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이를 영화화한 피터 웨버 감독의 2004년작을 만난다. 소설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에서 출발해 이름 없는 소녀를 화폭 속 인물로 상상하며 예술가와 모델 사이의 미묘한 긴장과 감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계급과 성별의 경계를 넘어선 시선과 욕망이 절제된 문체로 펼쳐진다. 영화는 빛과 색채, 정적인 화면 구성을 통해 회화적 분위기를 강조했다.

제인 캠피온 ‘여인의 초상’ 스틸컷.
헨리 제임스의 ‘여인의 초상’과 이를 영화화한 제인 캠피온 감독의 1997년작은 3월 4일 상영된다. 원작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꿈꾸는 여성 이사벨 아처의 선택과 그 결과를 따라가며, 개인의 자율성과 사회적 규범이 충돌하는 지점을 포착한다. 영화는 인물의 내면을 따라가며 욕망과 억압이 교차하는 순간들을 절제된 연출로 담아냈다.

이밖에 ‘도플갱어/에너미’(3월 19일), ‘펠리칸 브리프’(4월 1일), ‘파과’(4월 15일), ‘그리스인 조르바’(4월 29일), ‘맡겨진 소녀 / 말없는 소녀’(5월 6일), ‘해저 2만리’(5월 20일), ‘화이트 노이즈’(6월 6일), ‘드라큘라’(6월 17일), ‘꾸뻬씨의 행복여행’(7월 1일), ‘햄릿’(7월 15일)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조대영 대표는 “고전부터 현대 작품까지 폭넓게 다루는 것이 이번 프로그램의 특징”이라며 “모임을 18년째 이어오며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운영하는 자유로운 분위기로 자리 잡았다. 부담 없이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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