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끌어내는 작은 노력들 모아 성평등 사회 앞당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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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끌어내는 작은 노력들 모아 성평등 사회 앞당겨야죠”
새해 희망 키워드 <2>동행 한솔 광주여성의전화 활동가
2020년부터 여성폭력 피해자 상담
기자회견·집회·글쓰기 등 동행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 활동 계기
연대와 피해자 회복 경험이 동력
“사회적 인식 개선 위해 현장 지킬 것”
2026년 01월 05일(월) 20:35
3일 한솔 광주여성의전화 활동가가 광주시 서구 농성동 광주여성의전화 사무실 현판을 가리키며 웃어보이고 있다.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 있는 여성 차별에 맞서, 피해자 곁을 지키며 현장을 누비는 활동가.

한솔(여·33·활동명) 광주여성의전화 활동가는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올해도 여성폭력 피해자들과 동행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한솔씨는 지난 2020년부터 가정·성폭력상담기관인 광주여성의전화 부설 광주여성인권상담소에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과 제도 개선 활동을 해 왔다.

그는 교제폭력·가정폭력·스토킹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 피해 상담과 동행 지원을 담당하고, 상담 이후에도 기자회견, 의견서 제출, 법원 방청, 연대 활동 등을 통해 사건을 사회적 문제로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여성 인권 집회, 모임, 글쓰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 2024년 ‘화순군 위탁운영기관 내 성추행 사건’ 지원 활동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사건은 2024년 5월 화순생활문화센터 직원이 화순문화원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사건으로, 한솔씨는 화순문화원장 자진사퇴 및 직위 해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지원하는 등 역할을 했다.

같은 해 ‘군산 교제폭력 정당방위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에도 동참해 탄원서 제출과 모금 운동, 기자회견 등을 통해 여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 인정 필요성을 알리는 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 사건은 한 여성이 5년간 교제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군산의 한 단독주택에 불을 질러 술에 취해 잠든 남자친구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사건이다.

한솔씨는 “특히 교제폭력은 사적인 갈등으로 치부되기 쉽지만 반복적인 통제와 위협이 동반되는 구조적 폭력”이라며 “사건이 발생한 이후가 아니라 이전 단계에서 개입할 수 있는 제도와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솔씨가 여성 인권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이었다. 그는 강남역 인근 남녀공용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살해당한 사건을 계기로 여성으로서 일상에서 느꼈던 불편함과 차별을 직면하게 됐고, 여성 인권을 신장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로 광주여성의전화에 입사했다.

한솔씨는 동료들과의 연대와 피해자들의 회복에서 얻는 보람을 바탕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여성 인권 운동은 개인의 힘만으로 신장하기에 한계가 있지만, 같은 뜻을 가진 동료 활동가들과 함께 사회 구조의 변화를 위해 힘을 모으는 과정에서 큰 힘을 얻는다는 것이다. 또한 피해자들이 일상을 회복하고, 사건이 긍정적으로 해결되는 순간마다 자신이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금 확인한다고 말했다.

한솔씨는 “초기 스토킹처벌법에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포함돼 있어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처벌이 불가능했었는데, 여성 단체 등이 지속적으로 지적하면서 해당 조항이 삭제됐다”며 “이같은 경험을 하면서 작은 노력이 쌓여 사회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믿음도 활동의 동력이 됐다”고 했다.

아직 현장에서 반복되고 있는 한계점도 분명하다고 한다. 피해자 보호 조치가 짧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다시 입증 책임을 지는 구조 등 제도가 피해자의 삶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순간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는 것이다.

한솔 씨는 “눈에 보이는 변화가 금방 일어나지 않아 지칠 때도 있지만 연대와 피해자 회복의 경험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준다”며 “앞으로도 피해자 지원과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꾸준히 현장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앞으로도 피해자들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지원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피해 회복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여성 인권 활동가로서의 최종 목표는 ‘성평등 사회 실현’으로, 작은 변화들이 모여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솔씨는 “2026년에는 여성폭력 문제를 개인의 선택이나 관계의 문제로 축소하지 않는 사회적 시선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며 “불편하더라도 외면하지 않는 것이 용기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여성인권상담소는 1995년 (사)광주여성의전화 부설 성폭력상담소로 문을 연 이후, 모든 폭력으로부터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상담과 지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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