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내보내고 사무실 문 닫고…여행업계 “더는 못 버텨”
제주항공 참사 11개월…광주·전남 여행업계 만나보니
무안공항 폐쇄로 수입 끊겨…어려움 토로 여행사 대표 숨지기도
매출 급감에 예약금 환불…전세기 여행업계 피해액만 1100억원
생존 기로 속 투잡·쓰리잡까지…실효성 없는 정부 지원책 실망도
무안공항 폐쇄로 수입 끊겨…어려움 토로 여행사 대표 숨지기도
매출 급감에 예약금 환불…전세기 여행업계 피해액만 1100억원
생존 기로 속 투잡·쓰리잡까지…실효성 없는 정부 지원책 실망도
![]()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호남권 유일의 국제공항인 무안국제공항이 11개월 째 운항을 중단하면서 광주·전남 지역 여행업 종사자들이 생존 기로에 놓였다. 인적이 끊긴 무안공항 국제선 탑승 수속장.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호남권 유일의 국제공항인 무안국제공항이 11개월 째 운항을 멈추면서 광주·전남 지역 여행업 종사자들이 무너지고 있다.
무안공항을 통해 여행상품을 운영하던 지역 여행업계는 공항 폐쇄로 생존의 기로에 놓였고, 급기야 최근 무안공항을 기반으로 전세기 여행상품을 판매해 온 여행사 대표가 숨지는 사고까지 났다.
조속한 운항 재개의 요청을 모른 척 외면하면서 지역 여행업계에서는 하나둘 일상이 무너지는 일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무안공항만 바라보고 있는 여행업계의 생존을 위해 유가족들과의 소통·설득을 통한 재개항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광주·전남 지역에서 무안공항을 기반으로 해외여행상품을 판매하던 여행사 대표 A씨가 숨졌다.
A씨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데 이어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무안공항이 폐쇄되면서 수입이 전면적으로 끊기면서 어려움을 토로해 왔다는 게 여행업계 전언이다.
A씨 뿐 아니라 광주·전남 여행업계는 무안공항 폐쇄로 여행객 모집이 불가능해지면서 문을 닫거나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면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목포에서 26년째 여행사를 운영하는 조영인(52)씨는 “광주·전남 여행사 80%가 무안공항을 중심으로 해외여행상품을 마련, 판매하면서 수익을 내왔는데, 장기간 영업 중단으로 인해 직원도 퇴사해 현재는 혼자 간판만 걸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참사 이후 나같은 소규모 여행사의 예약금 환불 규모는 1억 원대였지만 규모가 큰 업체는 20~3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외국 항공기를 빌려 전세기 상품을 운영하는 회사들은 공항이 닫히면 영업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광주시관광협회는 올해 상반기 운항을 계획했다가 공항 폐쇄로 피해를 입은 지역 전세기 여행업계 피해액만 1152억 6775만원에 달한다고 지난 9월 국토부에 보고한 바 있다.
당시 예정됐던 일본·태국·베트남·중국·라오스·대만·캄보디아·몽골·말레이시아 등 10여 개 국가 취항 노선도 모두 취소됐다.
공항 폐쇄에도, 여행업 외에 달리 할 게 없어 ‘나홀로 여행사’ 식으로 버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저임금 기준 210만원에 사대보험, 중식비 제공, 퇴직 연금 등 1명 채용하면 한 달에 기본 300만 원 이상 나가다 보니 도저히 새 직원을 둘 수 없다는 것이다.
광주에서 25년째 여행업에 종사하고 있는 윤현식씨는 “대부분 매출이 70% 이상 줄었는데, 재개항 시기도 가늠할 수 없어 코로나19 시기처럼 투잡, 쓰리잡을 뛰는 일도 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로 홀로 사업을 이어 온 유찬모(60)씨도 “코로나 시기에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조금만 버티면 되겠지 생각으로 버티고 있는데, 기약할 수 없어 훨씬 힘들다”고 토로했다.
30년째 여행사를 운영 중인 최금환씨는 무안공항 폐쇄로 여행업계 뿐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무안공항 폐쇄 이후 매출이 60% 이상 줄었다”며 “당시 현지에 이미 호텔비, 차량비 등 각종 비용을 지급했는데 공항 폐쇄로 인한 여행 취소도 인정하지 않는 현지 여행사들 때문에 환불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정부 지원책에 대한 실망감도 컸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 폐쇄 이후 정부는 업체당 최대 2억 원까지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말 뿐”이었다면서 “금융기관에서는 1000만원 대출만 가능했고 그나마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대출 받는 데 필요한 준비 비용만 100만원에 가깝게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찬모씨는 “무안공항 외 부산·인천·대구·청주 공항을 대상으로 여행상품을 팔아 겨우 사무실 임대료를 내고 있다”면서 “광주시관광협회에 등록된 300여개 여행사 중 힘들어 협회비도 못 내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무안공항을 통해 여행상품을 운영하던 지역 여행업계는 공항 폐쇄로 생존의 기로에 놓였고, 급기야 최근 무안공항을 기반으로 전세기 여행상품을 판매해 온 여행사 대표가 숨지는 사고까지 났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광주·전남 지역에서 무안공항을 기반으로 해외여행상품을 판매하던 여행사 대표 A씨가 숨졌다.
A씨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데 이어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무안공항이 폐쇄되면서 수입이 전면적으로 끊기면서 어려움을 토로해 왔다는 게 여행업계 전언이다.
목포에서 26년째 여행사를 운영하는 조영인(52)씨는 “광주·전남 여행사 80%가 무안공항을 중심으로 해외여행상품을 마련, 판매하면서 수익을 내왔는데, 장기간 영업 중단으로 인해 직원도 퇴사해 현재는 혼자 간판만 걸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참사 이후 나같은 소규모 여행사의 예약금 환불 규모는 1억 원대였지만 규모가 큰 업체는 20~3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외국 항공기를 빌려 전세기 상품을 운영하는 회사들은 공항이 닫히면 영업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광주시관광협회는 올해 상반기 운항을 계획했다가 공항 폐쇄로 피해를 입은 지역 전세기 여행업계 피해액만 1152억 6775만원에 달한다고 지난 9월 국토부에 보고한 바 있다.
당시 예정됐던 일본·태국·베트남·중국·라오스·대만·캄보디아·몽골·말레이시아 등 10여 개 국가 취항 노선도 모두 취소됐다.
공항 폐쇄에도, 여행업 외에 달리 할 게 없어 ‘나홀로 여행사’ 식으로 버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저임금 기준 210만원에 사대보험, 중식비 제공, 퇴직 연금 등 1명 채용하면 한 달에 기본 300만 원 이상 나가다 보니 도저히 새 직원을 둘 수 없다는 것이다.
광주에서 25년째 여행업에 종사하고 있는 윤현식씨는 “대부분 매출이 70% 이상 줄었는데, 재개항 시기도 가늠할 수 없어 코로나19 시기처럼 투잡, 쓰리잡을 뛰는 일도 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로 홀로 사업을 이어 온 유찬모(60)씨도 “코로나 시기에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조금만 버티면 되겠지 생각으로 버티고 있는데, 기약할 수 없어 훨씬 힘들다”고 토로했다.
30년째 여행사를 운영 중인 최금환씨는 무안공항 폐쇄로 여행업계 뿐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무안공항 폐쇄 이후 매출이 60% 이상 줄었다”며 “당시 현지에 이미 호텔비, 차량비 등 각종 비용을 지급했는데 공항 폐쇄로 인한 여행 취소도 인정하지 않는 현지 여행사들 때문에 환불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정부 지원책에 대한 실망감도 컸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 폐쇄 이후 정부는 업체당 최대 2억 원까지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말 뿐”이었다면서 “금융기관에서는 1000만원 대출만 가능했고 그나마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대출 받는 데 필요한 준비 비용만 100만원에 가깝게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찬모씨는 “무안공항 외 부산·인천·대구·청주 공항을 대상으로 여행상품을 팔아 겨우 사무실 임대료를 내고 있다”면서 “광주시관광협회에 등록된 300여개 여행사 중 힘들어 협회비도 못 내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