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되짚어본 광주·전남 아·태전쟁 유적] 일제강점기 군용 동굴 ‘테마파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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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년 되짚어본 광주·전남 아·태전쟁 유적] 일제강점기 군용 동굴 ‘테마파크 되다’
관광명소 된 전국 아태 전쟁 유적
울산 태화강 동굴피아 체험시설로
‘인천조병창 지하시설’ 투어 인기
‘미술관 카페’ 된 인견 방직공장
하루 수 만명 방문 ‘핫플’ 등극
2025년 08월 17일(일) 20:00
일제강점기 군용 동굴을 테마파크로 탈바꿈시킨 울산시 남구 신정동의 ‘태화강 동굴피아'.
광주·전남 외 지역에서는 일제강점기 아시아·태평양 전쟁 유적들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역사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인천에서는 시민들이 ‘인천육군조병창 지하시설’(부평 지하호)을 찾아내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천육군조병창 지하시설은 인천 부평 일대에 만든 거대한 병기 생산, 보급 기지 건설의 흔적들이다. 1941년 완공돼 1945년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무기를 생산·조달하는 거점 역할을 했던 곳이다.

이곳은 군부대, 사유지라는 이유로 정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가, 지난 2016년 인천 부평문화원이 ‘어르신문화콘텐츠 사업’을 추진하면서 진실이 드러났다. 당초 ‘새우젓 굴’로 알려져있었던 지하호들은 주민들 증언을 통해 인근 주민 강제 동원 등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후 일본군 극비 문서를 통해 이곳이 조병창의 지하공장임을 확인했다.

현재 이곳은 매달 아·태전쟁 유산을 체험하고 시설을 탐방하는 투어 프로그램이 열리며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동백섬’으로 알려진 경남 거제시 지심도도 일본에 의해 군사시설로 개조된 흔적들을 관광자원으로 재탄생시킨 사례다.

지심도는 1936년부터 요새화 작업이 이뤄져 주민들이 쫓겨나고 군사 시설이 들어섰으며, 해방 직전까지 일제의 최후 방어진지로 사용됐다. 광복 이후 국방부로 소유권이 넘겨졌다가 2017년 거제시가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섬에는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탄약고, 관측소, 전등소, 막사, 경계표찰 등 군사시설이 현재까지 고스란히 남아있으며, 콘크리트 구조물인 포진지 4곳이 모두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 지하 벙커식 탄약고 내부로 들어가 지심도 역사가 담긴 설명문을 읽을 수도 있다.

섬 곳곳에는 일본식 기와가 얹힌 일제강점기 건물들을 볼 수 있으며, 일부는 민박집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본군이 썼던 부대 막사, 식당, 중대장 관사 등도 민박집으로서 이용되고 있다.

울산 남구 신정동의 ‘태화강 동굴피아’는 일제강점기 군용 동굴을 테마파크로 탈바꿈시킨 경우다.

이곳에는 일본이 민간 비행장을 군용으로 개조하면서 군수 장비들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4개(총 길이 180m)의 동굴이 있었다. 울산 남구도시관리공단은 지난 2017년 이 동굴을 리모델링해 강제노동 현장을 보여주는 조형물과 일제강점기 유물들, 탄광체험, ‘은하수 터널’, 트릭아트 등 즐길거리를 포함한 체험시설로 만들었다. 태화강 동굴피아는 지난해 한 해에만 16만여명이 찾아오는 관광명소가 됐다.

조선인을 강제 동원해 금 등을 캤던 광산에 문화·예술을 접목해 관광지로 만든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굴'.
이밖에도 일제강점기 당시 금, 은 등 광산으로 쓰였던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굴은 문화·예술이 어우러지는 테마 파크가 됐으며, 인견 공장이었던 인천 강화도 조양 방직은 거대한 미술관 카페로 변해 하루에도 수만명이 찾아올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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