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챔피언스필드 ‘현대화와 확장’이 필요하다 - 김민철 조선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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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챔피언스필드 ‘현대화와 확장’이 필요하다 - 김민철 조선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2025년 07월 11일(금) 00:00
2025년 프로야구 시즌의 중반을 향해가는 지금, KIA 타이거즈가 다시 뜨겁다. 시즌 초반만 해도 하위권에 머물며 팬들의 우려를 자아냈지만 이제는 선두권에 올라서며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되살리고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열기인데 올 시즌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주말만 되면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바로 그 ‘팬의 사랑’이 역설적으로 현 경기장의 물리적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챔피언스 필드는 2014년 개장 당시 최신식 구장으로 주목받았지만 10년이 흐른 지금, 총 2만 500석의 수용 규모는 팬들의 폭발적 수요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관람을 원해도 자리가 없다는 현실은 결국 구단의 입장 수익과 지역경제 활성화 기회를 동시에 놓치는 결과로 이어진다.

오늘날의 스포츠 팬들은 단순한 경기 관람을 넘어서 가족 단위 레저, 문화 체험, 브랜드 소비, 디지털 경험까지 복합적인 가치를 기대한다. 따라서 현대화된 구장은 좌석 증설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존, 다양한 식음료 부스 확충,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프리미엄 좌석 및 스카이박스 증설, 스탠드석 등 다채로운 편의시설을 갖춰야 한다. 더불어 모바일 앱을 통한 실시간 경기 데이터 제공, 스마트 오더 시스템 도입 등 스마트 기술 접목을 통해 몰입감 있는 팬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이미 KBO 최강 팬덤 기반, 탁월한 입지 조건, 우수한 교통 접근성, 강력한 타이거즈 브랜드 인지도 등 모든 요소에서 확장 가능성과 수요를 갖춘 구장이다. 만일 좌석을 5000석만 늘려도 연간 약 30~40억원에 달하는 추가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여기에 지역 상권과의 연계 효과, 광주를 찾는 관광객 유입, 숙박·외식 소비 등까지 고려하면 연간 100억원대의 추가적인 경제 효과도 기대되며 이는 구단 재정 건전성 확보는 물론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구장 현대화는 ‘지역경제 재설계’라는 관점에서도 매우 전략적인 과제다. 경기장 확장과 동시에 팬존(Fan Zone), 스포츠 마켓, 야외 콘서트 공간, 지역 특산품 플라자 등을 조성하면 야구장 일대가 새로운 복합문화관광지로 탈바꿈할 수 있다. 이는 광주가 자랑하는 예향의 정체성과 뜨거운 스포츠 열기를 결합한 지역 스포츠브랜드 전략으로도 연결되며 야구 경기가 없는 날에도 시민들이 찾고 싶은 명소로 거듭나면서 도시의 매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팬이 있는 곳에 투자가 있어야 하고 시대에 맞는 공간이 필요하며 KIA 타이거즈의 1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꾸는 지금이야말로 구장의 새로운 10년을 준비해야 할 때다.

그렇다면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첫째, 광주시와 기아 구단은 공동 협약을 통해 경기장 확장 및 현대화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둘째, 문화체육관광부와 연계한 국비 지원 확보와 함께 민간투자 유치를 병행하는 ‘민관 협력형 개발모델’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셋째, 지역사회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경기장 주변을 지역 대표 문화·관광·소비 거점으로 설계함으로써 지역 경제와 상생하는 모델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전국 각지의 지자체들은 프로스포츠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복합시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전 한화 이글스 파크가 새롭게 탈바꿈하면서 팬심 잡기에 성공했고 SSG는 복합엔터테인먼트 야구장을 건립하고 있다. 광주 역시 이 흐름에서 뒤처져선 안 된다. 오히려 KBO 최다 우승팀이라는 프랜차이즈 역사, 열성적인 팬층, 타이거즈라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춘 광주는 구장 현대화의 명분과 타당성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의 KIA 타이거즈는 ‘부흥기’의 초입에 서 있다. 이 흐름을 제도적·물리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하면 다시 한 번 팬심은 멀어질 수 있다. 경기장의 정체는 구단의 정체로, 구단의 정체성은 곧 도시 이미지로 연결된다. 따라서 구장 확장과 현대화는 단순한 야구단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도시브랜드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자 광주의 미래에 대한 준비다. 이제 구장의 소유주인 광주시가 과감한 투자로 응답할 차례이다.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가 단순한 야구장을 넘어 광주의 젊음과 활력, 그리고 미래를 상징하는 광주의 랜드마크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지금 바로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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