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과 만남으로 이룬 영호남 합동포럼 35년 - 이성수 포럼신사고 대표·동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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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과 만남으로 이룬 영호남 합동포럼 35년 - 이성수 포럼신사고 대표·동서대 교수
2025년 07월 10일(목) 00:00
벌써 십 수년 전의 일이다. 당시 ‘포럼신사고’ 회장님의 권유로 포럼에 가입한지 불과 몇 달 되지 않아 ‘영호남 합동포럼’에 토론자로 참여했던 일이 엊그제 같다. ‘포럼신사고’와 ‘포럼소통과교류’는 1년은 부산에서 1년은 광주(전남)에서 돌아가면서 행사를 주최한다.

사실 양 지역간 포럼의 교류 역사는 깊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이질적인 정치성향의 벽을 허물고 수도권 중심에 대응하고자 시작하였던 포럼 선배님들의 사고는 정말 나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왔다.

전남대 최협 명예교수님과 전 부산대 김성국 교수 두 분 의지의 집약체인 ‘영호남 민간인 교류협의회’에 기초하여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짧지 않은 역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포럼신사고 출신의 정치인이 다수 배출되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 박형준 현 부산시장(포럼신사고 사무총장 출신),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이 대표적이다.

1980년대 말 대학시절 5월마다 보았던 ‘그날 광주의 진실’을 알고 있기에 나이가 들면서 정치인들에 의해 또는 이익단체들에 의해 마음대로 재단되고 이용되는 ‘광주의 정신’을 보면서 환멸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도 동과 서를 아우르는 양 지역민들은 정치적 이해에 매몰되지 않고 마음의 벽을 허물어야 하고, 서로를 이해해야 하고 다름을 인정하면서 화합해 나가야 한다는 가슴 속 진정성은 나를 포럼에 붙들어 매는 계기가 되었다.

이 포럼을 이끌 새로운 사고의 젊은 피는 제대로 수혈되지 않고 있었다. 그로 인해 1년만 봉사하겠다는 것을 전제로 사무총장을 맡았지만 근 7~8년을 사무총장직을 수행하고 대표직을 맡은 올해 광주에서의 합동 포럼은 여러 가지 의미로 다가왔다.

영호남 교류 포럼에서는 주로 부산과 광주, 광주와 부산의 공통적이지만 혹은 공통적이지만은 않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어 왔다. 부산과 광주의 정치 양극화를 다루기도 했고 무등산 국립공원 승격 배경과 금정산 국립공원 가능성, 부산 월드 엑스포 선정을 위한 여수 엑스포 유치전략 벤치마킹 등 다양한 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올해 영호남 합동 포럼에서는 ‘지역 도시의 글로벌화’ 문제를 다루었다. 서울-수도권 중심의 한국에서 쇠락하는 지역의 몸부림을 글로벌화를 통해 살려 나가자는 것이 취지다.

부산의 경우 ‘글로벌 허브 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부산의 글로벌 허브도시 추진 경과와 현황에 대해서 광주분들에게 설명하고 도움을 구하는 것이다. 글로벌 허브도시는 부산의 힘만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요소들 즉 경제적 요소, 문화적 요소는 물론 항만, 관광, 의료, 물류 등과 문화 콘텐츠가 융합되고 다른 지역의 지지가 있어야만 실행 가능한 개념이다.

광주 역시 21세기의 명품 도시로 더욱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광주만의 특징을 글로벌화를 통해 살려나가야 한다. 풍부한 문화유산과 콘텐츠,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있는 도시가 바로 광주다. 두 도시가 서로 협력하여 상생 발전하는 동과 서의 양축이 되어야 한다. 부산에 없는 것이 광주에 있고 광주에 없는 것이 부산에 있다. 경쟁이 아닌 상생 발전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부산에는 전라도에서 유학오는 학생들도 꽤 많다. 부부가 한 몸이듯 부산-광주도 연결되어 있다. 동서를 연결하는 부산-광주 고속철도(B-GTX) 건설도 시급하다. 그것이야말로 두 지역간의 벽을 허무는 지름길이다.

2년마다 광주를 방문하지만 방문할 때마다 새로움을 얻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기대승 선생의 월봉서원을 방문하면서 또 한번 광주가 가진 역사적· 문화적 독창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냥 한복이 아닌 유생복 착용 체험과 옛 책 만들기 체험 등은 간단하지만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문화 콘텐츠 중의 하나가 될수 있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광주에서의 환대와 체험이 또다시 소중한 기억으로 기억속에 새겨짐을 느꼈다. 벌써 내년에 부산에서 있을 ‘2026년 영호남 민간인 교류협의회, 포럼신사고-포럼소통과교류 합동포럼’이 기다려진다. 내년 7월에는 시원한 부산의 명품 물회를 대접해 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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