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 음악의 경계를 흔든다 ‘엑스뮤직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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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 음악의 경계를 흔든다 ‘엑스뮤직페스티벌’
ACC재단, 8월 29~31일 개최
‘월드뮤직페스티벌’서 개칭
국내외 주목받는 밴드 출연
오존과 카더가든 협업 무대 등
2025년 07월 08일(화) 19:45
ACC재단이 오는 8월 29~31일 ‘ACC엑스뮤직페스티벌’을 연다. 밴드 ‘터치드’<ACC재단 제공>
“간질간질하게 피어나는, 다가오는, 이 순간의 하얀 Highlight!” (터치드의 ‘Highlight’ 중)

이 계절의 감각을 가장 뜨겁게 일깨우는 목소리들이 광주로 향한다. 가장 주목받는 밴드 터치드를 비롯해, 세계 음악의 최전선을 달리는 아티스트들이 ‘ACC 엑스뮤직페스티벌’을 통해 전통과 실험, 지역과 세계를 가로지르며 다시 한 번 음악의 경계를 흔든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사장 김명규·ACC재단)은 오는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일대에서 ‘ACC 엑스뮤직페스티벌(XMF)’을 개최한다. 기존 ‘ACC 월드뮤직페스티벌’에서 명칭을 새롭게 바꾸며,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를 잇는 음악 축제로의 방향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이번 리브랜딩은 ACC 개관 10주년을 맞아 축제의 정체성과 미래 지향점을 재정립하기 위함이다. 원일 예술감독은 “‘월드뮤직’이라는 명칭은 더 이상 현재의 음악 환경과 시대적 감각을 담아내기 어렵다”며 “‘엑스(X)’는 장르, 문화, 국가 간의 교차와 확장을 상징하는 기호로, 광주에서만 가능한 동시대 음악을 실험하는 축제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페스티벌은 새로운 음악 문화를 선도하는 국내외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음악적 경계를 허무는 상징적인 무대들로 구성됐다. 축제의 포문을 여는 개막 공연 ‘X의 제전’은 그 철학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가야금을 기반으로 전자음악, 현대음악, 즉흥연주를 넘나들며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온 김도연은 이번 축제에서 연주자이자 작곡가, 음악감독으로 전방위적인 활약을 펼친다. 함께 무대에 오르는 퀸텟 멤버들 역시 각자 국제적 커리어를 지닌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기존의 국악이나 재즈 문법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결의 사운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영국 뮤지션 ‘프란&플로라’.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강렬한 라이브와 퍼포먼스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밴드 터치드의 무대다. 2022년 Mnet 밴드 경연 예능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에서 우승하며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알린 터치드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밴드로, 오히려 해외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 달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이들은 곧이어 XMF 폐막 무대에 올라 특유의 폭발적인 에너지로 축제의 열기를 정점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30일에는 싱어송라이터 오존과 카더가든이 협업 무대를 선보인다. 신보를 발표한 두 아티스트는 이번 축제에서 새 앨범 수록곡을 함께 최초 공개할 계획이다. 언더신에서 감각적인 사운드로 지지를 얻어온 오존은 인디 문법을 새롭게 해석해온 실험가이며, 카더가든은 방송과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인정받은 뮤지션이다. 이번 무대를 통해 두 음악 세계의 새로운 조화를 보여줄 예정이다.

‘단편선과 순간들’도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록 음반’과 ‘올해의 음반’ 부문을 동시에 수상하며 비평적으로 크게 주목받은 팀으로, 서정성과 격정을 동시에 품은 독창적인 록 서사를 들려준다. 이번 축제에서도 깊이 있는 메시지를 음악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가야금 연주자 김도연
새로운 음악의 흐름을 이끄는 해외 아티스트들도 광주를 찾는다. 자메이카 출신 뮤지션 카바카 피라미드는 이번 라인업의 대표적인 해외 아티스트다. 2023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레게 앨범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은 그는 댄서블하면서도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음악으로 레게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조망한다.

한국과 일본의 대표 타악 연주자가 함께 만드는 ‘한일타심’도 주목된다. 한국의 민영치와 일본의 히다노 슈이치가 각각 장구와 와다이코(일본 전통 북)로 하나의 울림을 만들어내며, 아시아 타악 음악의 새로운 지형을 제시한다. 이 무대는 학봉장학재단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ACC재단은 신진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언더-X’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3개 팀은 본 축제 기간 동안 정규 무대에 올라, 자신만의 실험적 음악 세계를 관객과 직접 공유할 예정이다.

이밖에 데이비드 존스(전 런던 재즈페스티벌 디렉터)의 축제 지속 가능성 강연, 김도연의 마스터클래스, 음악 평론가의 큐레이션 프로그램, 시민 참여 워크숍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원일 예술감독은 “장르와 국적, 전통과 실험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이야말로 광주가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목소리”라며 “XMF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음악이 태어나는 ‘현장’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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