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전하는 상큼한 비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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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전하는 상큼한 비타민!
제14회 광주독립영화제 26일부터 29일까지
광주극장과 광주독립영화관 26편 상영
2025년 06월 22일(일) 15:50
‘제14회 광주독립영화제’가 오는 26~29일까지 광주극장과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열린다. 개막작 ‘소영의 노력’ 스틸컷.<광주독립영화제 제공>
‘제14회 광주독립영화제’ 개막작 ‘소영의 노력’ 스틸컷.
‘제14회 광주독립영화제’ 개막작 ‘소영의 노력’ 스틸컷.
‘소영의 노력’을 연출한 오재형 감독.<광주독립영화제 제공>
날이 부쩍 더워졌다. 푹푹 찌는 공기에 한 발 내딛는 것조차 버거운 여름, 상큼한 비타민처럼 감각을 깨우는 독립영화들이 광주에 찾아온다.

무더위 속 지친 일상에 작은 숨을 불어넣을 ‘비타민 F(ilm)’, 제14회 광주독립영화제가 막을 올린다.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광주극장과 광주독립영화관(GIFT). 올해 영화제는 불안한 일상과 지친 마음에 비타민처럼 상큼한 영화를 통해 활력과 위로를 전하겠다는 메시지를 담는다.

상영작은 총 26편. 지역성과 동시대성을 품은 광주 영화인들의 작품부터 지역교류전과 해외초청작까지 다채로운 작품들로 채워진다.

26일 오후 7시 30분 광주극장에서 상영되는 개막작은 오재형 감독의 ‘소영의 노력’이다. 춤을 통해 존재를 표현하는 장애인 청년 ‘소영’의 여정을 따라가며, 무대 위에서 빛나는 한 몸짓의 진심을 조용하고도 단단하게 담아낸다. 오 감독은 “영화는 뭐든 잘 해내고 싶은 청년의 몸짓이자 다음 무대가 또 있었으면 하는 예술가의 간절한 메시지, ‘일반인’같은 평범한 삶을 바라는 장애인의 이야기”라며 “관객들이 더 아름답게 살고 싶다는 소영의 마음과 함께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개막작은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상영돼 모두가 함께 영화의 언어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광주극장이 이번 영화제를 앞두고 영사기·스크린·음향시스템을 전면 교체해 새단장을 마친 만큼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오후 5시 예정된 폐막작은 박봉남 감독의 다큐멘터리 ‘1980 사북’. 작품은 1980년 4월 강원도 사북에서 발생한 광부들의 집단 항쟁과 공권력의 충돌을 다룬다. 폭동으로 낙인찍혔던 ‘사북사건’을 다각도로 조명하며, 단편화된 역사 인식을 넘어 그날의 진실에 질문을 던진다. 야만의 시대가 남긴 상처를 보듬고 이해하며, 침묵 속에 묻힌 기억을 복원하려는 시도가 인상 깊다.

광주지역 창작자들의 실험과 시선을 담은 ‘메이드 인 광주’ 섹션은 영화제의 정체성을 가장 또렷이 드러낸다. ‘슬기다운’(김소영 감독)은 부당한 해고를 겪은 여성의 내면을 통해 ‘저항과 침묵’ 사이의 균열을, ‘소년 실격’(김소은)은 트랜스젠더 육상선수를 통해 차별과 연대를 섬세히 조명한다. 그 외에도 청소년기의 불안한 관계를 포착한 ‘일렁일렁’(김예원), 따스한 첫사랑의 감정을 그린 ‘콩닥콩닥’(박한솔), 현대인의 고립을 드러낸 ‘치킨맨’(김현빈) 등 다양한 색채의 작품들이 관객과 만난다.

또 올해의 주목할 섹션 중 하나는 ‘광주 신진 감독전’이다. 이예은 감독의 ‘베이비!’가 29일 오전 11시 상영된다. 은둔형 외톨이가 출산을 앞둔 옛 연인의 연락을 받으면서 흔들리는 내면을 그린 작품으로 지난해 고릴라펀드 시나리오 피칭 당선작이기도 한다. 심장병으로 달릴 수 없는 청년이 미술관 안내원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따뜻한 성장담을 그린 ‘심장!’(오유현)과 택배 분실 사건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굿투씨유’(김선영) 등 독창적인 세계관을 선보이는 신예 감독들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해외 초청작으로는 퀘벡 내셔널데이(6월 24일)를 기념해 ‘RU’가 상영된다. 베트남 난민 소녀의 퀘벡 정착기를 그린 이 작품은 전쟁과 이민, 정체성의 문제를 섬세하게 풀어내며 영화로 국경을 넘는 교감의 장을 마련한다.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영화 상영 후 감독 및 제작진과의 관객과의 대화(GV)는 물론 고릴라펀드가 후원하는 ‘시나리오 피칭 프로그램’, 지역영화의 지속 가능성을 논의하는 ‘지역영화포럼’, 창작자 네트워킹 행사인 ‘광주 영화인의 밤’ 등이 마련된다.

오태승 광주독립영화협회 대표는 “상영 편수의 제한, 지역 영화 예산의 삭감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더 많은 창작자들이 빛을 볼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지원 집행위원장은 “독립영화가 단순한 대안영화가 아니라 동시대를 가장 민감하게 감지하고 사유하는 예술”이라며 “올해 영화제가 관객에게 ‘영화 비타민’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관람료 5000원(개막작 무료). 광주독립영화관 또는 디트릭스 예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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