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스트리트푸드존’ 상인들 “재계약 안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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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스트리트푸드존’ 상인들 “재계약 안할 겁니다”
8월 계약 만료 앞두고 연장 거부 움직임…3년도 안돼 좌초 위기
“비·더위 피할 곳 없고 음식 먹을 공간 없는데 손님 찾아 오겠나”
지하철공사·구도심 인구 유출·상권 침체 등 겹치며 활기 잃어가
2025년 06월 17일(화) 20:45
17일 오후 광주시 남구 백운광장스트리트푸드존에서 타코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태성씨가 재료를 손질하고 있다.
광주시 남구가 올해로 3년째를 맞은 ‘스트리트푸드존’의 더딘 활성화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찾는 남구의 랜드마크성 오픈 마켓을 표방했지만 지하철공사·구도심 인구 유출·상권 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벌써 입점 점포 26곳 중 10여곳은 계약 기간(8월 31일)을 앞두고 재계약을 포기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상인들 절반 가량이 빠져나가면서 자칫 스트리트푸드존이 ‘썰렁한 골목’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7일 남구 등에 따르면 백운광장스트리트푸드존 상인회는 이날 현재까지 10여개 점포가 재계약 연장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트리트푸드존은 지난 2022년 9월 운영을 시작했으며 올해 문화예술부스 10곳과 음식 부스 26곳이 채워질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문화예술 5곳(3개업체)의 문화예술부스와 21개의 음식점포가 자리를 채우고 있다. 앉아서 음식 등을 맛볼 공간이 없어 비가 오거나 더운 여름철 손님들의 불만이 커 상인들의 개선 요청이 잇따랐다.

하지만 별다른 개선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폐업·철수를 고민하는 상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상인회측 설명이다. 상인들은 “현재 계약 조건으로는 여름철·비오는 날 등 장사가 불가능한 상황에도 문을 열어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끝날 줄 모르는 지하철공사도 상권 활성화를 막고 있다. 구도심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백운광장을 찾는 인구도 줄었다.

상인회 관계자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먹을 공간도 없는데, 무조건 문 열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기존 골목상인회와 메뉴가 겹치면 안된다는 이유로 심사 받아 입점한 메뉴 외에는 팔지 못하게 막으면서 과연 최저시급이라도 나올 수 있겠냐”고 주장했다.

17일 오후 광주시 남구 백운광장스트리트푸드존일대가 오가는 이 없이 썰렁하다.
지하철공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소음과 분진 등으로 푸드존을 찾는 손님이 줄어들어 매출이 매달 걷는 회비만큼도 안 나온다는 점도 현실적인 어려움이다.

지난 2023년12월부터 이곳에서 초밥 전문점을 운영해온 문정일(43)씨는 “기본 회비를 한달에 1만원씩 걷고, 야시장이 열리는 기간에는 주에 2만원씩을 걷어 달에 평균 10만원씩은 나가는데 매출이 그에 상응하는만큼 나오지 않아 부담이 될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또 “부스로 와서 음식을 구매하는 사람은 하루에 한 명도 없다. 대부분의 수익은 사실상 배달로만 나오는 실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9월부터 타코 전문점을 운영해온 김태성(35)씨도 “오프라인 손님은 거의 없다. 산책하시는 어르신들이 많아서 그나마 뻥튀기 판매 부스는 운영이 되는데 누가 낮에 여기서 곱창을 먹겠냐”고 했다.

스트리트푸드존 올해 매출은 1월부터 5월까지 총 3억1300만원이다.

오픈 첫 달인 2022년 9월에는 한 달에만 매출 2억 7000만원을 달성했지만, 이후 인기가 사그라들며 2022년(9~12월) 6억4700만원, 2023년 4억600만원, 2024년 6억8100만원에 그쳤다.

남구는 산하 기관인 도시재생마을협력센터를 통해 상인회와 규정 개정안을 비롯한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키로 했다.

도시재생마을협력센터 관계자는 “푸드존 활성화 및 주변 상인들과의 원만한 상생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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