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다가오는 공간과 사물 그리고 느낌
  전체메뉴
어느 순간 다가오는 공간과 사물 그리고 느낌
사진작가 리일천 드영미술관서 오는 9월9일까지 전시
‘Phenomenon Space-Chaosmos of Healing’ 주제로
2025년 06월 10일(화) 20:00
‘Absence’(부재)
‘Phenomenon Space III’(현상공간 3)
같은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또는 동일인이 동일한 공간을 보더라도 시간이나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환기된다. 그 순간은 ‘문득’ 이뤄지게 되고 뇌리에 각인된다.

사진작가 리일천이 포착하는 것은 어느 순간 ‘비유적’으로 다가오는 장면이다. 그러기에 그의 작품은 연출이나 조작 등과는 거리가 멀다. 있는 그대로 장면을 담아내는 작품은 그 이면에 다양한 의미를 함의한다.

리일천 작가의 전시가 드영미술관에서 오는 9월 9일까지 열린다.

‘Phenomenon Space-Chaosmos of Healing’을 주제로 진행되는 전시는, 말 그대로 현상의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 작가는 예고 없이 마주친 공간의 장면을 특유의 예민한 감각으로 포착한다.

‘Absence’(부재)는 화면을 양분하고 있는 서로 다른 분위기를 렌즈에 담은 작품이다. 왼쪽의 공간은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생각을 유도한다. 금이 갈라진 바닥 틈새 너머로 흰 의자가 놓여 있는데 부재는 사람의 부재일 수도 있고, 어떤 사물이나, 상황의 없음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오른쪽은 연분홍색의 벽면으로 채워져 있어 부재와는 다른 분위기를 발한다. 작가가 상정하는 부재와 관람객이 인식하는 부재 사이에는 다양한 변인이 존재해, 해석의 가변성을 노정한다.

‘Phenomenon Space III’(현상공간 3)은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현상공간은 추상화 같기도, 막다른 골목을 몽환적으로 묘사한 것 같기도 하다. 흑백이 구현한 미묘한 빛, 그림자의 흐름, 막다른 골목의 이미지 등은 저편 공간 너머가 살아 꿈틀거리는 생명체로 느끼게 한다.

리 작가는 “사진은 현실 너머의 공간 너머의 공간을 담아내는 데 색다른 묘미가 있다”며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봄으로써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준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