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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가 선천적으로 없는 환자의 고충 - 지명관 조선대치과병원 소아치과학교실 교수
2024년 01월 31일(수) 20:00
치아의 발육은 여러 가지 단계를 거쳐 이루어지며 이러한 과정중 어느 부분이라도 문제가 발생한다면 치아의 발육장애가 야기될 수 있다. 치아의 발육장애는 여러 가지 전신적인 질환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므로 치아질환을 통해 전신병력을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진단학적 의미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서 유치의 치질에 이상이 관찰된 경우 70%가 태생 전 병력을 가지고 있다.

치아의 발육 중 발육의 첫 단계, 즉 치아의 씨앗이 만들어지는 단계에서 이상이 발생한 경우 치아가 결손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 중에서 6개 이상의 치아가 결손된 경우를 팝치증(oligodontia)이라고 분류한다. 위에서 이야기 했듯이 치아의 발육장애는 전신질환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선천적인 치아 결손을 동반하는 질환이나 증후군 중 대표적인 것으로 외배엽 이형성증과 다운증후군이 있다.

치과를 찾은 많은 보호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원인과 치료 방법이다. 원인은 유전적인 영향 또는 환경적인 영향이 모두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환자는 여러 개의 치아가 없기 때문에 교합의 이상으로 인한 먹는 것의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어린아이인 경우 성장하면서 심미적 문제를 경험하며 커져가는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치료 방법은 아이의 발달 단계, 연조직과 경조직의 해부학적 구조, 상실된 치아의 개수 등의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임플란트를 이용한 치료 방법은 성장이 완료된 환자에서 시행할 수 있지만 아직 성장중인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는 방법이다.

성장이 진행중인 환자에서는 어쩔 수 없이 임시 치료 또는 중간 단계의 치료를 할 수 밖에 없다. 성장의 단계마다 장치나 보철물의 변경이 필요할 수 있으며 이렇게 긴 과정동안 치료비 부담도 크다. 성장 중인 소아 청소년은 최종적인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심미성과 저작 기능이 매우 저하되어 있고, 심리 상태 또한 매우 위축돼 있다. 성장이 완료된 후에는 보철치료 또는 교정치료를 동반한 보철치료를 오랫동안 받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 이 또한 많은 치료비가 들어 환자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 희귀질환이라는 제도를 갖고 있다. 이곳에 등재된 질환 중 치과 질환으로는 상아질 형성부전증이 유일하다. 실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임상가의 입장에서 보기에 상아질 형성부전증뿐 아니라 법랑질 형성부전증, 국소적 치아 이형성증, 현재 아토피만큼이나 유병률이 높다고 보고된 MIH(molar incisor hypomineralization), 그리고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팝치증 등이 국가 희귀질환으로 지정되지 않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이러한 모든 질환들은 장기간의 치료를 요하며 환자의 치과 비용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기에 국가적 차원에서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대한소아치과학회에서는 2023년부터 ‘서울대병원 소아 희귀질환 사업’의 일환으로 치과 희귀질환에 대한 코호트를 구축하고 진료 가이드라인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에 각 지역의 대학치과병원(강릉원주대, 경북대, 경희대, 단국대, 부산대, 서울대, 아주대, 연세대, 전북대, 조선대)의 소아치과 의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과제는 국내 발육장애성 치과 희귀질환의 치료 코호트를 구축하고 치과의사·의사·환자를 위한 임상 지침과 가이드라인을 확립하고 이를 통해 치과 희귀질환의 정책적 지원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 과제를 통하여 고통받고 있는 소아 치과 희귀질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