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마을 ‘약장수와 약속의땅’
이매리 작가, 10일까지 서울 갤러리 보안1942
![]() ‘7천개의 별과 약속의 땅’ |
광주 고려인마을(광산구 월곡동)에 갈 때면 이런 생각이 든다. 광주 속의 또 다른 작은 ‘도시’가 있다는 그런 느낌. 어쩌면 그것은 ‘갑’의 눈으로 바라보는 오만일 수도 있다. 고려인들의 눈으로 보면 ‘이방인’은 오히려 나일 수 있다.
이역만리 동토의 땅에서 고국으로 돌아온 고려인들은 공동체를 만들었다. 조상들의 강제 이주와 디아스포라의 슬픔, 아픔을 딛고 만든 고려인마을은 무엇보다 소중한 공간이다.
이들에게 고려인마을은 약속의 땅이 될 수 있을까. 미디어와 영상, 시운드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품 활동을 펼쳐온 이매리 작가가 고려인마을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오는 10일까지 서울 갤러리 보안1942 아트스페이스 보안2, 3에서 열리는 ‘약장수와 약속의 땅’에서다.
이번 기획전은 임종은 독립큐레이터가 기획을 맡았으며 이매리 작가 외에도 노순택, 리정옥·아치카와·정리애·미치코 츠치야·치아키 하이바라(팀), 벤자 크라이스트, 아이린 아그리바나, 안유리, 이부록, 임수영, 정소영 총 9팀(작가)이 참여하고 있다.
기획전 주제 ‘약장수와 약속의 땅’은 오늘의 전지구적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혹자는 무한경쟁, 약육강식의 양상은 점점 약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진단한다. ‘우리’라는 공동체 정신이 들어설 틈이 없다. 예전의 문명과 종교가 사회적 약자들에게 ‘약속의 땅’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 반면, 오늘의 세계에선 공룡화 된 자본주의가 약장수처럼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작가는 신작 ‘7천개의 별과 약속의 땅’을 통해 이렇게 질문한다. 고려인들이 신분의 한계를 벗어나 과연 당당한 사회 일원으로 편입되고 성장할 수 있을까 라고. 작품에는 이주민들의 강제 역사와 이곳에 정착하기까지의 고단한 여정이 담겨 있다.
특히 음식을 비롯한 섭생의 문제를 비롯해 이곳 광주에서의 자치회 등 공동체 문제 등 다양한 부분을 인류학적인 관점과 작가적인 시각을 투영해 복합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이번 작품을 위해 작가는 직접 카자흐스탄에까지 방문해 고려인들의 수난의 역사를 되짚어봤다.
이 작가는 “작품을 통해 동포이면서도 이민자인 고려인들에게 ‘약속의 땅’은 무엇일까, 숙고했다”며 “인류학적, 인문학적, 역사학적 관점을 투영해 나름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작가는 회화를 전공 후 다양한 형식을 매개로 작업 중이며 수년 동안 자기 존재와 실존에 대한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이역만리 동토의 땅에서 고국으로 돌아온 고려인들은 공동체를 만들었다. 조상들의 강제 이주와 디아스포라의 슬픔, 아픔을 딛고 만든 고려인마을은 무엇보다 소중한 공간이다.
이번 기획전은 임종은 독립큐레이터가 기획을 맡았으며 이매리 작가 외에도 노순택, 리정옥·아치카와·정리애·미치코 츠치야·치아키 하이바라(팀), 벤자 크라이스트, 아이린 아그리바나, 안유리, 이부록, 임수영, 정소영 총 9팀(작가)이 참여하고 있다.
이 작가는 신작 ‘7천개의 별과 약속의 땅’을 통해 이렇게 질문한다. 고려인들이 신분의 한계를 벗어나 과연 당당한 사회 일원으로 편입되고 성장할 수 있을까 라고. 작품에는 이주민들의 강제 역사와 이곳에 정착하기까지의 고단한 여정이 담겨 있다.
특히 음식을 비롯한 섭생의 문제를 비롯해 이곳 광주에서의 자치회 등 공동체 문제 등 다양한 부분을 인류학적인 관점과 작가적인 시각을 투영해 복합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이번 작품을 위해 작가는 직접 카자흐스탄에까지 방문해 고려인들의 수난의 역사를 되짚어봤다.
이 작가는 “작품을 통해 동포이면서도 이민자인 고려인들에게 ‘약속의 땅’은 무엇일까, 숙고했다”며 “인류학적, 인문학적, 역사학적 관점을 투영해 나름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작가는 회화를 전공 후 다양한 형식을 매개로 작업 중이며 수년 동안 자기 존재와 실존에 대한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