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출신’ 연주자 김단비 씨 “해금 넘어 크로스오버 길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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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출신’ 연주자 김단비 씨 “해금 넘어 크로스오버 길 걸어요”
재즈 테마로 경계 없는 음악 시도
5일 ACC 카즈미 타테이시 공연 협연
서울·제주 등 전국 10개 도시 투어
2023년 11월 01일(수) 19:20
광주 출신 해금연주자 김단비(왼쪽부터)와 카즈미 타테이시 트리오. 스즈키 마오(드럼), 타테이시 카즈미(피아노), 사토 시노부(첼로). <지누락엔터테인먼트 제공>
전통악기는 고루하다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지만, 다양한 장르와 크로스오버를 시도하는 연주자들이 있다. 젊은 해금 연주자 김단비(여·32)도 그 중 한 명.

그의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지브리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에 등장하는 토토로의 포근한 품속 같기도, ‘벼랑 위의 포뇨’에서 쏟아지던 수천 마리 물고기들의 역동적 몸짓 같기도 하다. 하나의 악기가 자아내는 멜로디지만, 스펙트럼이 넓은 탓에 가지각색의 애니메이션 OST를 듣는 느낌이다.

광주 출신 해금연주자 김단비가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카즈미 타테이시 트리오와 협연을 한다. 오는 5일 오후 5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2에서 열리는 ‘카즈미 타테이시 트리오 내한 공연-지브리 재즈를 만나다 광주’에서다.

공연은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OST를 재즈 버전으로 편곡해 선보인다.

“타테이시 트리오와는 지난 달 발매한 앨범 ‘La fiesta’ 공동 작업을 하면서 많이 소통하게 됐어요. 언어적 차이는 있지만 ‘음악’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어 장벽을 초월해 공연을 준비할 수 있었죠.”

광주예고 국악과, 전남대 음악교육과를 졸업한 김단비는 지난 달 3집 앨범을 발매했다. 앨범 수록곡 전편에 ‘재즈’라는 테마가 관통하고 있는데, 곡을 제작하며 타테이시 트리오와 작업했던 경험이 이번 공연으로 이어진 것.

그동안 김단비는 국악콘텐츠 나랩이 선보이고 있는 기획공연 ‘이방인’ 등에서 장르 간 융합을 모색하는 ‘크로스오버’에 천착해 왔다. “우리 악기 해금은 어느 장르에도 잘 융화되는 ‘순백의 한지’ 같아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생각을 들을 수 있엇다. 또한 “개성 있는 음색이 공존하는 까닭에 재즈 특유의 무드를 표현하는데도 해금이 적격”이었다는 것이다.

이번 재즈 레퍼토리를 비롯해 대부분 클래식은 서양 오케스트레이션의 지휘법, 주법, 선법, 기악 편성 등에 주안점을 두고 만들어졌다. ‘예민’한 찰현악기 해금과 서양 악기들이 어떻게 하모니를 이루었을 지 궁금한 대목이다.

“물론 동·서양 악기의 차이를 비롯해 일본 피아노 트리오와 언어·문화적 차이도 있었어요. 그래도 트리오가 많이 배려해 줘 수월하게 합을 맞출 수 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정확한 음계가 정해진 다른 관악기 등에 비해 해금은 음정도 자유롭고, 두 현만 조율하면 되니까 크로스오버하기에 좋은 악기이죠. 물론 연주자의 재량에 따라 크게 좌우되겠지만요.”

카즈미 타테이시 트리오는 ‘지브리’ 주제곡을 재즈 버전으로 편곡, 일본 아마존 재즈 차트 1위에 오른 바 있는 발군의 팀이다. ‘돌아올 수 없는 날들 -Live in Korea 2013’, ‘크리스마스, 재즈를 만나다’ 앨범 수록곡 ‘서울의 12월’ 등 곡에 내한 경험을 녹여낼 만큼 한국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보여줬다.

이번 무대는 ‘이웃집 토토로’, ‘인생의 회전목마’, ‘벼랑 위의 포뇨’ 등 이름만 들어도 지브리 특유의 따뜻한 감성이 특징인 곡으로 채워진다. 마녀배달부 키키 ‘바다가 보이는 마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 ‘생명의 이름’, ‘언제나 몇 번이라도’ 등이 울려 퍼진다. 대부분이 지브리 근작에 수록된 트랙들이지만, ‘천공의 성 라퓨타’나 ‘모노노케 히메’ 등 고전 반열에 오른 오리지널 사운드도 감상할 수 있다.

이외 ‘산책’, ‘너를 태우고’, ‘세계의 약속’ 등 다양한 레퍼토리가 마련된다. 당일 공개하는 스페셜 트랙도 있다.

김단비는 “앞으로도 해금의 한계를 넘어서면서 고유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장르 간 융복합 공연’을 꾸준히 시도할 것”이라며 “다양한 예술장르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언제나 음악적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내한 공연은 광주를 필두로 서울, 제주, 울산, 대구, 수원, 부산 등 전국 10여 개 도시에서 투어 형식으로 진행된다.

VIP석 7만7000원, R석 6만6000원.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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