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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문 닫는 무료급식소…취약층 ‘배고픈 명절’
광주 30곳 대부분 2~3일분 대체식 지급…홀몸 어르신들 끼니 걱정
대상자 4000여명…위탁기관들 “정해진 예산에 6일분 지급 힘들어”
2023년 09월 25일(월) 19:25
/클립아트코리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떠오르는 추석명절에 광주지역 취약계층이 끼니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올해 6일간의 긴 추석 연휴기간(9월 28일~10월 3일) 내내 광주지역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기 때문이다. 고물가 탓에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으면 취약계층들은 외식으로 한 끼를 때우는 것 조차 부담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또 ‘황금 연휴’에 따른 음식점 등의 장기 휴업으로 저소득층은 더욱 배고픈 명절을 보내는 도미노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25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에서는 무료급식소 30곳(동구 2·서구 7·남구 4·북구 12·광산구 5 곳)이 운영중이다. 모두 광주시가 복지관과 교회 등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각 시설은 6일간의 긴 추석연휴 기간 무료급식소의 문을 닫는다.

보통 3~4일간의 명절 연휴 문을 닫는 경우 대체식품을 지급해 취약계층은 명절을 보내왔지만 올해 추석은 유독 길어 대체품을 지급해도 저소득층은 ‘배고픈’ 연휴를 보낼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줄잡아 저소득층 수천명이 끼니를 걱정해야할 난감한 상황이 됐다. 광주지역 무료급식 대상자는 4166명(광산구 635명, 동구 580명, 서구 1000명, 남구 937명, 북구 1014명)으로 60세 이상 수급자나 차상위, 저소득 계층이 이용하고 있다.

광주서구가족센터는 지난주 금요일 무료급식 대상자에게 명절 대체식품을 제공했다. 대체식품은 송편 1팩과 라면 1팩(5봉지 입), 계란 10개, 귤 2개로 구성됐다.

서구 금호종합복지관은 오는 27일부터 오리훈제 400g과 누룽지 450g, 떡 1개와 바나나 2개를 추석명절 대체식품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북구 우산종합복지관은 밀키트 육개장 1개와 햇반, 식혜로 구성된 꾸러미를 준비했다.

복지관에서 지급하는 대체식품은 최대 4일분에서 적게는 2일분에 해당한다. 교회 등 일부 위탁기관은 1일분 대체식만을 지급하기도 한다.

취약계층은 이 대체품만으로 6일간의 명절을 보내야 한다. 북구 우산동의 우산종합사회복지관을 이용한 김영자(여·78)씨는 “나 같은 사람은 명절에 무료급식 못먹어도 가족이 있으니 괜찮다”면서도 “내가 사는 아파트에는 홀몸 어르신들이 많아서 이틀분 대체식품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고 걱정했다.

이날 추석 기간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은 김기덕(78)씨는 “복지관에서 다들 모여 식사를 하는 것이 큰 낙이었는데 연휴에는 식사 해결은 어떻게 하나”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무료급식소도 당장 예산의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시는 365일 중 300일 식사를 기준으로 한 해 무료급식 예산을 집행한다. 이번 연휴 같이 특수한 상황에서 예산의 범위를 벗어나는 상황에는 구청 차원에서 추가 예산을 지불하고 있지만 올해 추석 연휴 추가 예산을 집행한 지자체는 남구가 유일하다.

한 무료급식소 관계자는 “10월 2일이 예상치 못하게 대체휴일로 지정됐다. 한 해 무료급식 예산에는 빨간날(공휴일)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연휴기간 6일분을 모두 지급하는건 무리가 있다”면서 “지난해 설날까지 나오던 추가예산이 추석을 기점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평소 무료급식소 위주로 예산을 쓰다보니 대체식이 빈약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정서 조선이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번 추석연휴가 6일에 달하는만큼 노숙인, 결식아동, 학대피해노인 등 소외계층이 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지자체가 식품권, 도시락 등 대체 급식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지역 무료급식 단가는 지난해 9월부터 1000원 인상돼 1인당 4000원이다. 무료급식 관련 예산은 약 50억원으로, 전체예산의 80%는 광주시가, 20%는 구청이 맡는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