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에서 길어 올린 심리학의 향연…마음을 쓰다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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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에서 길어 올린 심리학의 향연…마음을 쓰다듬다
[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 박진우 지음
2023년 07월 08일(토) 10:00
바쁜 현대인들은 내면이 공허하다. 외롭고 지친 만큼 사람들은 위로를 받기 원한다. 따뜻한 말 한마디, 따뜻한 커피 한잔이 마음을 다독여주기도 한다.

위로의 매개가 노래 한 소절이 될 수도 있다. ‘음악은 만국의 언어’라는 말이 있듯이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음악을 통해 교감할 수 있다. 불과 3~4분 남짓한 노래가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소통의 매개가 된다. 노랫말은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창이 되기도 한다.

노래로 알아보는 마음의 작동 방식을 탐색한 책 ‘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는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인 박진우 박사는 이색적인 이력의 소유자다. 성균관대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아주대 심리학과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자는 지금까지 ‘심리학, 직장생활을 도와줘’, ‘리더는 사실 아무것도 모른다’ 등의 책을 펴냈으며 심리학 연구를 실제 생활에 적용하기 위한 강의, 글쓰기를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음악에는 심리적 치유의 힘이 있다’는 사실을 굳게 믿고 있다.

이번 책은 한마디로 ‘나의 세계’를 관통한 노래에서 길어 올린 심리학의 향연이다. 즉 마음을 쓰다듬는 33곡의 노래와 감정의 심리학이다.

저자는 사람마다 인생의 노래가 있기 마련인데 ‘네 박자’와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본다. 결정적 시기가 첫 번째다. 타이태닉호 생존자라면 배가 침몰 직전까지 연주됐다는 ‘Never’을 잊지 못할 것이다.

두 번째는 결정적 관계와 연관 있다. 음악은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볼 때 상호결속력을 높인다. ‘오 필승 코리아’를 떼창할 때나, 올림픽 시상대에 애국가가 울려퍼질 때 사람들은 함께하는 느낌을 받는다.

세 번째는 자주 듣다보면 인생의 노래가 된다는 논리다. 음악치료 창시자인 토론토대 음악대학 마이클 타웃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이렇다. 초기 치매환자에게 좋아하는 음악을 3주간(하루 한 시간씩) 들려주면 의사결정이나 행동조절 등을 관장하는 뇌의 전전두엽피질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노랫말이 마음을 움직여 인생 노래가 된다. 인류 역사 이래 노래가 된 시는 인간의 희로애락과 함께하며 지속돼온 것이 그 방증이다.

책은 모두 3부로 이루어졌다.

1부 ‘나를 알아가는 마음의 지도 그리는 법’에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모두 11개의 노래가 등장한다.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를 매개로는 부러움의 부정적 측면을 이야기한다. “세상에 말이야 부러움이란 거를 모르는 놈도 있거든 그게 누구냐면 바로 나야”라는 노랫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부 ‘건강한 관계를 위한 사랑의 방정식’은 사랑을 키워드로 전개된다. 보고 싶은 마음이 강할수록 심리적 거리는 좁아진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 자신의 탓이 아님에도 자책을 하는 이에게 심리적 거리는 멀게만 느껴진다. SG워너비의 ‘아리랑’의 화자는 “같은 하늘 아래 살아도 다시는 못 볼 사람”이라며 심리적 거리를 멀게 표현한다.

3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에서는 자신을 지키며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는 것을 이야기한다.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작은 것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줌을 말한다. 2021년 작고한 행복 연구의 권위자였던 에드 디너 교수는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정의했다. 이와 연계해 저자는 사소함의 법칙’(law of triviality)을 말하는데 “인간은 작고 사소한 무언가에 집중하면 그 무언가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

저자는 “우리는 노래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다”며 “그러니 나 자신조차도 미처 알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플레이리스트를 확인해보자”라고 말한다. <인물과사상사·1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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