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맘 만학도의 ‘전공 나눔 지역 봉사’- 박세연 호남대 뷰티미용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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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맘 만학도의 ‘전공 나눔 지역 봉사’- 박세연 호남대 뷰티미용학과 3년
2023년 04월 24일(월) 21:30
서른살 ‘육아 맘’이지만 하고 싶은 공부를 찾아 다시 대학에 입학해 벌써 3학년이 시작되었다. 새 학기가 되어 학교에 변한 점이 있다면 대면 수업과 FT다. FT가 뭐냐고? 나와 같은 90년대 생이면 ‘MT’라는 말이 더 익숙할 것이다. ‘Field Trip’(현장 학습)이라는 말로 학과 선후배 동기들이 전공 재능을 살려 지역 사회에 봉사하면서 친목을 다지는 호남대학교 만의 ‘건전 MT’이다.

코로나 학번인 관계로 입학 후 처음 가게 된 FT. 올해는 학생회 임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내부 행사 프로그램과 각종 회의들로 출발 전까지 매우 바빴었다. 기분 좋은 바쁨이라고 할까? 내가 속한 뷰티미용학과는 숙소와 같은 지역인 화순의 한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의 헤어스타일링 및 메이크업 봉사와 함께 장수 사진 촬영을 도왔다. 자녀분들이 보내온 한복과 정장 의상으로 한껏 멋을 부리신 어르신들은 손주 같은 대학생들을 반갑게 맞아 주셨다. 전문 사진작가님도 동참하셔서 어르신들의 ‘화양연화’(花樣年華) 장수 사진 작품을 남겨 주셨다. 구순이 훌쩍 넘으신 어르신도 “언제 이런 호사를 누려 보나” 하며 단장한 모습에 설레어 하셨다.

기뻐하시는 모습에 보는 우리 모두 즐겁게 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오늘이 남은 삶의 가장 젊은 날’이라고 하지 않는가? 어르신들에게 건강하고 예쁜 모습과 즐거운 추억을 남겨 드리고 싶었다. 장수 사진이라는 말처럼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서로를 위한 마음 덕분에 좁은 환경에서도 맡은 임무들을 해낼 수 있었다. 전공 나눔 현장 학습(FT)의 가장 좋은 점은 나의 작은 재능으로, 타인을 기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쓰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자기 성취감을 얻게 된다. 이번 활동을 통해 전공에 대한 자부심과 선후배가 더욱 끈끈한 사이로 발전할 수 있었다.

이번 FT 전에는 비대면 수업이 많았거나 학년별로 다른 수업을 듣기 때문에 얼굴만 알 뿐, 자세히 알 기회가 없었다. 처음 가게 된 FT 덕분에 학교생활이 더 즐거워졌다. 그냥 지나쳤던 학우들과 서로 인사 나누며 시작하는 아침은 활기가 돈다. 10년 전 갓 대학에 입학할 때인 스무 살 때와 비교해 본다면, FT 참여 인원이 생각보다 적었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아직은 코로나 팬데믹이 종료되지 않은 때라서 다소 조심스러운 상황이었던 것 같다. 하루 빨리 코로나 가 종료돼 학과, 그리고 단과대학까지 많은 인원들이 모여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우리 대학은 15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매년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던 MT를 건전하고 의미 있게 바꿔보고자 전공 체험+지역 봉사형 ‘건전 MT’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는 모범 사례로 전국 대학으로 확산됐고, 2017년부터는 전공 나눔 지역 봉사 현장 학습(FT)으로 전환해 실시해 오고 있다. 교수님, 학우들과 1박 2일 동안 함께하는 만큼, 성인이 되어 할 수 있는 ‘합법적인 외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학생 신분일 때 이런 시간들을 놓치지 않고 꼭 누려 봤으면 좋겠다. 새로운 환경에서 많은 인원들이 1박 2일 활동을 한다는 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대학생 때가 아니면 쉽게 할 수 없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나도 아이를 키우며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FT 활동이 큰 난관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올해 참여하지 못해서 아쉬운 사람이 있다면, 앞으로 진행될 체육대회와, 또 내년에 있을 FT 활동에 꼭 참여해 보면 어떨까 한다. 그냥 보내긴 아쉬운 20대다. 단순한 친목 다지기가 아니다. 전공 체험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활동으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전공 공부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고, 모두가 참여하는 활동이 되면 좋겠다.

코로나가 멀리 달아난 만큼 학교 활동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면 어떨까? 먼 훗날 추억할 수 있는 좋은 기억들을 만들어 가 보자. 이번 활동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 주신 학과 교수님들, 타 지역으로 떠난 봉사 활동에도 바쁜 시간을 쪼개어 장수 사진 촬영을 해주신 최종화 사진작가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바쁜 일정에도 뜻깊고 보람찬 FT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준 늘해랑 학생회 임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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