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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설화’-유제관 편집담당1국장
2023년 01월 27일(금) 00:30
추신수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 팀 선발에 대한 소신 발언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키움 투수 안우진의 탈락에 대한 지적이 한국 사회에 가장 민감한 이슈 중 하나인 학교 폭력(학폭) 문제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안우진은 고교 시절 저지른 학폭으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국가 대표 선발 자격이 박탈됐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에 참여할 수 없는 신분이 된 것이다. 그러나 프로단체가 주관하는 WBC는 이에 대한 제한이 없어 이번 논란이 불거졌다. 추신수는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안우진이 어릴 때 잘못을 저질렀지만 징계를 받았는데 WBC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이런 처사에 선배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 정서까지 언급하며 선을 넘은 그의 발언은 야구뿐만 아니라 축구 배구 농구 등 체육계에 만연했던 학폭의 심각성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온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용서가 쉽지 않는 이유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해서다. 합당한 처벌을 받는다면 피해자도 용서할 마음이 생기겠지만 가해자는 발 뻗고 자고 피해자는 ‘지옥’에 사는 게 현실이다.

추신수의 발언에서 더욱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실력만 있으면 인성에 문제가 있더라도 국가 대표에 뽑혀야 하고, 국가 대항전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자리’라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는 광주 진흥고 출신 한화 문동주를 언급하면서 “그런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얼굴을 비추고, 외국에 나갈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한국 야구가 할 일”이라고 했다. 또한 김현수와 김광현, 양현종이 뽑힌 것에 대해 당장의 성적보다 미래를 봐야 한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한국은 지난 WBC 두 대회에서 모두 1회전 탈락의 수모를 겪었고, 3월 10일 한일전을 앞두고 있다. 추신수의 논리를 축구에 적용하면 ‘월드컵 국가대표 선수들을 선발할 때 젊은 선수들의 유럽 리그 진출을 돕기 위해 실력 좋은 베테랑 선수들은 제외해야 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동의하기 어렵다. 국가 대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실력을 증명하는 자리이지 빅 리그 진출을 위한 발판이 아니다.

/jk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