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날-송기동 예향부장
영국 산악인 조지 말로리(1886~1924)의 ‘산이 거기 있으니까’(Because it’s there) 라는 명언은 널리 알려져 있다. ‘힘들게 왜 산에 올라가느냐?’는 물음에 사람마다 나름의 이유를 댈 것이다. 동년배인 L교사는 같은 질문에 “산은 내 종교!”라고 말한다. 그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말 그대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주 토요일 무등산에 오른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남들과 달리 배낭도 매지 않는 단출한 차림이다. 그가 찍어 보내는 서석대 표지석 인증 사진은 그의 변함없는 산행 일기장과도 같다.
얼마 전 재방영된 MBC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프로그램을 인상적으로 시청했다. 네덜란드 청년 세 명이 첫 행선지로 서울 시내 유명 관광지 대신 지리산 노고단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영상을 통해 성삼재 주차장에서 출발해 노고단 정상까지 오르는 그들의 산행을 동행하듯 지켜볼 수 있었다. 국토의 3분의 1이 해수면보다 낮다는 네덜란드에서 온 청년들에게는 ‘생애 첫 등산’이었다. 아마도 그들에게는 해발 1507m의 지리산 노고단이 단순한 여행지 이상의 남다른 공간으로 가슴 속에 자리 잡았을 듯싶다.
오늘은 ‘산의 날’이다. 산림청이 국민들에게 산림의 소중함을 알리고, 산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일깨우기 위해 지난 2002년 지정했다.
이제 등산은 전 국민의 취미 생활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 이후 등산에 입문하는 MZ세대도 증가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등산 인증샷을 올려 공유한다. 무엇보다 3년 가까이 지속되는 ‘코로나19’의 유행 속에서 사람들은 산과 자연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안겨 주는 ‘녹색의 위로’는 전 지구적인 감염병을 이겨내는 백신이나 다름없었다.
히말라야 8000m급 고봉 16좌를 완등한 엄홍길 대장이 에세이집 ‘산도 인생도 내려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에서 들려주는 산 철학은 울림을 남긴다. “산에 오르는 것은 세상을, 삶을 배워가는 과정이었다. 하나하나의 등반이 너무나도 값진 인생 수업이었다.”
코로나 시국에 무등산이 가까이 있어 참 다행이다.
/송기동 예향부장 song@kwangju.co.kr
이제 등산은 전 국민의 취미 생활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 이후 등산에 입문하는 MZ세대도 증가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등산 인증샷을 올려 공유한다. 무엇보다 3년 가까이 지속되는 ‘코로나19’의 유행 속에서 사람들은 산과 자연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안겨 주는 ‘녹색의 위로’는 전 지구적인 감염병을 이겨내는 백신이나 다름없었다.
히말라야 8000m급 고봉 16좌를 완등한 엄홍길 대장이 에세이집 ‘산도 인생도 내려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에서 들려주는 산 철학은 울림을 남긴다. “산에 오르는 것은 세상을, 삶을 배워가는 과정이었다. 하나하나의 등반이 너무나도 값진 인생 수업이었다.”
코로나 시국에 무등산이 가까이 있어 참 다행이다.
/송기동 예향부장 song@kwangju.co.kr